앵커 :북한 군 당국이 최근 각 부대에 군인들을 투입해 주둔 지역 농장의 농사일을 적극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식량사정이 최악인 상황에서 올해는 예년과 달리 영농초기부터 군부대가 동원된 것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12일“11일 총 참모부 전신지시(전문으로 내려오는 지시)에 따라 부대들에서 정세 관리를 긴장하게 한편 주둔지역 농장들의 영농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지시가 각 부대참모부에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이번에 주둔지역 농장들에 인원들을 파견할 데 대한 지시는 지난 3월에 진행된 8기5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 집행을 위한 인민군당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문제로서 농촌에 노력을 총동원하는것과 관련해 긴급으로 부대들에 내려졌다”면서“부대들에서는 이와 관련한 집행대책회의들과 정치부에서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세포총회(당 회의 일종)들이 진행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부대들에서는 회의를 통해 올해 농촌에서 대풍작을 마련하는 것이 곧 사회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간부들과 군인들에게 똑똑히 인식시킬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올해 알곡 생산을 무조건 수행하기 위해서는 부대 들에서 영농초기부터 농촌에 인력을 투입하여 모든 영농 공정을 군인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국방성에서는 국가적인 중요대상건설을 제외하고 부대내 자체적으로 잡다한 건설을 벌려 놓아 농촌지원에 지장을 주는 현상들을 철저히 금지할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간부들과 군인들 속에서 농촌지원 분위기에 맞지 않게 술판, 먹자판 등 해이 되게 생활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장악통제를 지시해 간부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군 관련 소식통은 13일“이번 농촌지원에 제외되는 부대들은 정황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동원되는 중요부대(전선, 해안, 국경 경계에 동원된 부대, 전략 군, 공군, 방공부대 등)들과 현재 국가중요건설에 동원된 부대들이 제외되었다”면서 “보병을 비롯한 농촌지원에 동원되는 부대들도 정황이 발생하면 재빨리 동원될 수 있게 개인전투장비를 착용하고 농촌지원에 동원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존에는 모내기나 김매기 등 농촌에서 제일 바쁜 영농철에만 집중적으로 동원되었는데 올해는 영농초기부터 동원하고 있다”면서 “군대가 올해 농사를 책임지고 잘 지어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상적 각오를 가지고 동원되라는 지시에 군인들 속에서는 군대는 국가가 바쁜 모퉁이마다 써먹는‘꼬리 없는 소’ ‘돌격대’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2015년에 탈북한 농장원 출신 탈북자 이정애(가명)씨는 지난 12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통화에서 인민군대는 대부분 농사일 중에도 제일 바쁜 모내기, 김매기, 가을걷이하는 시기에 동원되었는데 올해처럼 영농초기부터 동원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농초기부터 군대를 동원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식량사정이 최악의 상황임을 말해주며 올해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중요해서 인민군대까지 동원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