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달러 환율 60% 급등...돈 장사꾼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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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개인 환전상에 대한 단속 강화와 함께 전 주민을 대상으로 외화를 바꿀 때 국영 은행과 환전소를 이용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도 달러 환율에 민감합니다.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각종 상품 가격이 같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달러 대비 북한 돈 환율이 60% 이상 껑충 뛰면서 북한 당국과 주민 모두 당황한 모습입니다.

나선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월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당국이 치솟는 달러 환율에 당황해 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장 아침 조회와 인민반 회의 등에서 외화를 바꿀 때 국가 은행과 외화교환소를 이용하라는 지시가 반복 포치되고 있다”며 “국가 은행을 이용하는 건 상품가격 안정과 나라의 경제 발전을 위한 애국적 행동임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며칠 전에는 담당안전원이 인민반회의에 참가해 개인 돈 장사를 통해 외화를 바꾸다 단속되는 경우 외화와 국(북한)돈을 모두 몰수한다며 이번 조치가 이전과 성격이 다르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당, 행정, 안전 등 권한있는 간부들이 기회가 될때마다 해당 내용을 강조하고 있고, 또 안전원이 인민반에 나와 관련 엄포를 한 것은 처음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어 그는 “관련 내용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반복해 포치되고 있다”며 “유선 3방송을 통해서도 당의 방침을 무시하고 외화를 몰래 바꾸다 단속된 사람의 이름과 직장, 집주소 등을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동시에 돈 장사꾼(개인 환전상)들에 대한 단속이 그 어느때보다 강화되었다”며 “길거리와 장마당 입구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돈 장사꾼들이 요즘 밖에 나올 생각을 아예 못할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작년 여름까지 1달러에 8000원 계선에 머물러 있던 달러 대 국돈 환율이 최근 1만 3000원까지 올랐다”며 “1만 4000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인 장사꾼은 1달러에 1만 3000원을 주지만 은행에 가면 1달러에 8900원을 준다”며 “이러니 당국이 주민들에게 외화를 국가 은행에서 바꾸라고 해도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작년 여름 중국과의 물자 교류가 재개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오르던 달러 환율이 올해 노동자, 사무원 월급 인상이 발표된 후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지금 상황이 2002년 노동자 사무원 월급이 올랐던 때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북한이 노동자 월급을 10~15배 높인 것처럼 2002년에도 100원 미만이던 노동자 월급을 2000원 이상으로 10배 이상 높이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향으로 시장에서 상품 가격이 치솟고 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소식통은 “2002년 월급이 높아지자 200원 정도 하던 달러 환율이 1000원 이상으로 오르고 45원 정도이던 쌀 가격도 거의 10배 높아졌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오른 달러 환율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그는 “앞으로 달러 환율과 물건 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게 분명하다”며 “돈 많은 사람들은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 더 어려워지게 된다”고 걱정했습니다.

북한에서 외화 환율은 국가가 정하는 환율과 시장에서 통용되는 환율이 따로 존재하는데 국가 환율보다 시장환율이 늘 높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국영 은행이나 국영 환전소보다 개인 환전상을 통해 외화를 바꾸는 이유입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국가 공식 환율도 외국인과 내국인에 따라 다른데 외국인 대상 환율은 1달러에 북한 돈 100원 정도로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하는 환율 8900원에 비하면 어처구니 없는 수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