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커 돈세탁’ 나이지리아인 선고 공판 11월로 재차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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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해커들의 자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미 연방검찰에 기소된 나이지리아인의 선고 공판일이 11월로 연기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 지방법원은 19일 북한 해커들의 자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미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나이지리아인 라몬 올로룬와 아바스(Ramon Olorunwa Abbas)의 선고 공판을 기존 9월19일에서 11월3일까지로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오티스 D. 와이트 연방판사는 11월 3일 이내로 새로운 선거 공판 날짜를 결정하게 됩니다.

아바스의 선고 공판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변호인측의 요청에 따라 올해 2월14일과 7월11일, 9월19일로 연기된 바 있습니다.

검찰은 9월19일로 예정됐던 선고 공판이 또 다시 연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아바스와 그의 변호인들이 사건의 모든 세부 사항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단지 사법체계를 방해하기 위해 계속 선고 공판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아바스 변호인측은 “검찰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사에게 계속 선고를 압박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선고 공판을 연기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와이트 판사는 지난 15일 아바스 변호인의 요청을 기각하고 예정대로 9월19일 오후 1시30분 선고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공판이 열리기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연기를 결정한 것입니다.

나이지리아의 소셜 미디어 유명인사로 알려진 아바스는 지난 2019년 캐나다계 미국인 갈렙 알라우마리 등과 공모해, 북한 해커들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몰타 은행에서 갈취한 자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아바스는 알라우마리에게 북한 해커들의 자금세탁에 쓰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계좌 정보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검찰은 7일 아바스에게 징역 135개월, 즉 11년 3개월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또 3년간의 보호관찰과 피해자들에 대한 미화 약 173만3천 달러($1,732,841.34)의 손해배상금 및 벌금 50만 달러, 범죄 피해자기금에 사용될 특별부담금 100달러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반면 아바스의 변호인 측은 지난 5일 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아바스에게 33~41개월, 즉 2년 9개월~3년 5개월 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19일 공개된 법원 문건에 따르면 아바스는 자필 서한을 법원에 제출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습니다.

아바스는 서한에서 “내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저의 행동으로 고통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세상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는 법 집행기관 수사관들과 연방검찰에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자신이 범죄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30만 달러라고 주장하면서도 피해자에 사죄하는 의미로 사비 170만 달러를 손해배상금으로 전액 지불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또 자신이 폐쇄된 독방에 수감되는 동안 코로나에 감염됐지만 치료나 보살핌을 받지 못해 고통을 겪었던 것도 고려해 달라고 판사에 호소했습니다.

한편 아바스는 2020년 6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뒤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지난해 7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