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철명, 광범위한 대북제재 위반 관여”

0:00 / 0:00

앵커: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된 뒤 미국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고 있는 북한인 문철명은 단순 사치품 밀수입, 돈세탁 뿐만 아니라 북한 기업의 은행 대출, 수출입 물품 조달 등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공개된 문철명의 대배심 기소장에 따르면, 문 씨가 돈세탁 공모 1건과 돈세탁 혐의 5건에 대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문 씨는 미국의 금융체계에 은밀하게 접근하기 위해 수년 간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진참고)

money_laundary.JPG
최근 공개된 문철명의 대배심 기소장에 따르면, 문 씨가 돈세탁 공모 1건과 돈세탁 혐의 5건에 대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문 씨는 미국의 금융체계에 은밀하게 접근하기 위해 수년 간 계획을 세웠다. /기소장 캡쳐


그러면서 기소장은 미국이 돈세탁과 확산금융을 방지하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보호하고자 북한이 미국 은행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씨가 지속적으로 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소장에 따르면 문 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신사르 무역회사'(Sinsar Trading), '글로콤'(Glocom) 등 위장 회사를 이용해 미국 달러를 대출받거나 수출입 물품을 조달했습니다.

특히 문 씨는 정찰총국 출신으로 지난 2017년 정찰총국의 위장업체 '글로콤'(Glocom)에 미화 10만 달러를 입금해, 북한이 미국의 대북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MUN was a Singapore-based supplier to Glocom, that MI-IN sourced Glocom business in Singapore, and that he provided a $100,000 deposit which allowed Glocom to avoid U.S. sanctions.)

'글로콤'은 북한제 레이더 등 감시 장비와 통신장비 등을 판매했으며, 중국 공급자와 싱가포르에 있는 한 사무실을 이용해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에리트레아에 북한제 군사 통신장비를 판매했습니다.

또 문 씨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신사르 무역회사'(Sinsar Trading)의 직원으로 위장해 주류, 담배, 농산물과 기술 등을 북한이 획득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아울러 문 씨는 지난 2016년 10월 북한의 경남무역회사가 수입해 운송해야 될 상품 약99만 달러 어치에 대한 구매금액 송금을 위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조선무역은행(Foreign Trade Bank)의 위장회사 2곳을 이용해 자금을 돈세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문 씨는 조선무역은행의 중국 선양 소재 위장회사인 '밍젱'(Mingzheng) 등 위장회사들과 북한인 김동철(Kim Tong Chol)과의 거래에서 미국 달러를 사용했습니다.

북한의 외환거래를 담당하는 조선무역은행은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입니다.

앞서, 지난해 2월 미국 법무부는 김동철 등 북한 국적자 28명을 중국, 러시아, 리비아, 태국(타이), 쿠웨이트, 오스트리아 등에서 조선무역은행과 관련된 불법 국제금융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문 씨의 기소장에 따르면 김동철은 조선무역은행 선양 지점 관련 위장회사들을 운영하며, 문 씨와 수차례 전자우편을 주고 받고 돈세탁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문 씨의 기소장은 문 씨가 돈세탁한 자금과 자산에 대한 몰수를 신청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한편, 워싱턴DC 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문 씨는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는 미셸 피터슨 변호사를 국선 변호인으로 공식 선임했습니다.

현재 문 씨가 유무죄를 인정하느냐 여부와 플리 바겐(Plea bargain), 즉 사전형량조정제도에 의거해 검사와 형량을 합의할지 여부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지며, 최종 선고까지 최소1년에서 2년 이상 소요될 전망입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돈세탁 관련 혐의에 최대 20년의 징역형과 벌금 50만 달러, 또는 관련 자금의 2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철명 씨의 송환은 대북제재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법원이 문 씨의 유무죄를 결정하겠지만,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구축한 불법 연결고리(network)와 연관된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하게된 데 있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문 씨가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한 광범위한 관계를 알고 있다는 점은 북한의 큰 손실이며, 미국이 문 씨로부터 북한의 대북제재 회피 연결고리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