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 라니냐 현상 고위험국…내년 춘궁기 식량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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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을 이상기후인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식량안보 고위험국가로 지목한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및 올해 태풍 피해로 이미 식량사정이 열악한 북한에 라니냐 현상까지 겹쳐 향후 식량안보가 더욱 우려됩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라니냐 현상이 취약국가의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FAO 2020-2021 라니냐 현상 주의보: 고위험 국가 농업 및 식량안보에 대한 잠재적 영향'(FAO 2020–2021 La Niña Advisory)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라니냐 현상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로 지속되는 현상으로 지역에 따라 폭우와 홍수, 가뭄 위험을 높이고 농업과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라니냐 현상에 대한 고위험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하면서 평년보다 건조한 기후를 우려했습니다.

북한 등 고위험 국가로 지정된 국가들은 식량농업기구를 비롯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기상기구(WMO),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와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이 우선적으로 상황을 관찰·분석하고 지원을 제공하게 됩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 농업과 식량안보에 대한 잠재적 영향과 관련해, 건조한 기후는 북한에서 내년 6~7월 수확 예정인 밀, 보리, 감자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밀, 보리, 감자는 북한의 총 곡물 수확량의 약10% 정도 차지해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내년 5월~9월 춘궁기(lean season) 식량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침체로 북한 인구의 상당수가 이미 낮은 수준의 식량섭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강수량이 1917년 이후 약 100여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빈번한 봄철 가뭄을 겪고, 특히 올해 여름에는 8호 태풍 '바비'와 9호 태풍 '마이삭', 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따라 북한을 덮치면서 식량 생산량이 감소했습니다.

아울러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이상기후가 북한 식량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비즐리 사무총장: 북한 주민들은 이상기후로 인한 굶주림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가뭄과 홍수, 태풍 피해로 인해 기아율과 영양실조 발생률이 급등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역시 앞서 10월 한국 국회에서 올해 코로나19 사태와 태풍으로 북한의 식량난이 내년 봄을 기점으로 더 심화될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습니다.

이인영 장관: 올해 신형 코로나 상황도 있고 수재나 태풍 피해 등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내년 봄을 지나면 조금 힘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내년 3월부터 이모작 작물 재배 이전에 건조한 기후 영향을 줄이기 위해 북한 내 취약한 농민들에 대한 지원이 시작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는 매 분기마다 외부 식량지원이 필요한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정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