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쌀값 안정은 중국 쌀값과 환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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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식량부족 상황이 부풀려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 같은 오해는 북한 돈과 중국 돈 간의 환율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의 식량부족 상황이 10년 만에 최악이라는데 북한 시장에서의 쌀값은 왜 안정세를 보일까?

지난 달 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함께 내놓은 보고서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식량 부족분을 부풀렸다느니, 또는 인구수를 실제보다 더 많이 국제사회에 보고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Asia Press)는 31일, 이 같은 오해는 북한 원화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이날, 북한 장마당에서의 쌀값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아닌 중국산 쌀의 가격 변동과 중국돈과 북한돈의 환율 변동에 주로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 파는 쌀의 시장 가격은 수입된 중국 쌀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사마루 대표의 말입니다.

이시마루 대표: 북한의 시장에서 거래되는 쌀의 값은 수요와 공급에서 결정되는 부분보다는 중국 위안화와의 교환 레이트(환율)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북한 돈으로 계산해서 값이 내려갔다는 것은 쌀 자체가 많아지거나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 돈하고 중국 돈의 환율이 계속 안정세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현지 취재협력자를 통해 평양과 양강도, 함경북도, 평안북도에서 조사한 올해 장마당 쌀값은 1킬로그램에 북한돈 4천200원에서 4천600원 사이로 큰 변동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북중 환율이 크게 변동이 없으면 중국 쌀값도 변동이 없고, 중국 쌀값이 안정되면 북한 내 장마당에서의 쌀값도 안정세를 보인다는 것인데, 그럴 경우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적용시키면 마치 쌀 공급량이 충분해서 쌀값이 오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현지 취재협력자들의 조사를 분석해 볼 때, 올해 북한의 쌀 수확량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부탁해 얻어내려는 쌀은 북한 당국의 체제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게 이시마루 대표의 말입니다.

이시마루 대표: 시장에는 (민간이 보유한) 쌀이 계속해서 유입이 됩니다. 그래서 시장의 동향만 보고 북한 전체에서 식량부족이다 아니면 부족하지 않다라는 판단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유엔을 통해서 지원을 요청한 부분은 국가보유 쌀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정권유지에 필요한 쌀 공급을 잘 하지 못하게 될 거 같아서 요청한 부분입니다.

한편, 지난 달 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올해 북한의 곡물 부족량은 136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북한 농업, 식량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이 두 유엔 산하 기관이 예상한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다소 과대 평가되긴 했지만 식량 부족 자체에는 동의한다며, 부족량을 줄여서 평가한다 해도 북한 주민들의 최소 2달치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