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열악한 어업환경 때문에 북한의 수산물 생산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주변국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동해와 서해를 합쳐 8천600여 킬로미터의 해안선을 따라 오염되지 않은 풍부한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
특히, 북한의 동쪽 연안 해역은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물고기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한 뛰어난 어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코트라, 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7일 자체 홈페이지에 ‘북한 어업 산업현항’ 보고서를 게재하고, 북한의 생산 가능량, 그러니까 북한이 1년동안 걷어 드린 다음 상품화 할 수 있는 수산물 양은 총1천500만 톤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화로 환산하면 약 180억 달러에 달하는 양입니다. 하지만, 코트라는 북한의 자금과 설비 부족 때문에 실제로 잡아서 수출할 수 있는 생산가능량은 10만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북한 앞바다에 있는 수산물 가운데 북한은 150분의 1만큼의 양만 잡아 올려 내다 팔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어선의 노후화와 연료로 쓰이는 경유의 부족 등으로 북한은 50해리, 즉 100킬로미터 안쪽 어장에서 주로 조업을 하는데, 욕심을 내고 더 멀리 나갔다가 어부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 리즈대학(Univ. of Leeds)의 로버트 윈스탠리 체스터즈(Robert Winstanley-Chesters) 박사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최근 몇년 동안 북한은 어선의 노후화와 연료, 물류 문제에 서해 북부 지역의 생태계 붕괴까지 겹치면서 동해 어장이 도전을 받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은 근해 대부분의 조업권을 중국에 파는 바람에 오징어(낙지)를 잡기 위해 멀리 나가야 하다 보니 남쪽으로는 일본, 북쪽으로는 러시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은 항구에서의 판매가 아닌 해상에서의 환적 행위를 통한 수산물 판매를 할 수 밖에 없으며, 동해 어장 역시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와 개체수 감소로 인해 북한의 일본 및 러시아와의 어업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7일 평안북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앙의 지시에 따라 내각과 인민무력성을 비롯한 중앙기관들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전문적인 어로수단을 갖춘 어선 1만척을 내년까지 확보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이 지시의 배경에는 낡고 전문적인 어로수단을 갖추지 못한 배들이 고기잡이를 나가다보니 북한 당국이 정한 어획량을 채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