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는 최근 북한 함경남도에서 발생한 수해와 관련해 모든 지원 방식에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강한 남북협력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9일, 이번달 북한 함경남도에서 발생한 수해에 대해 인도적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남북간 인도적 협력은 정치, 군사적 상황과는 별개로 추진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이전에도 북한 지역의 수해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남북당국 및 민간 차원에서 또는 국제기구를 통해 인도적 협력을 추진해 왔습니다. 수해에 따른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마련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 대변인은 민간,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북한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정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통일부는 호우, 태풍 등 자연재해와 기상정보 등 남북 주민의 삶과 직결된 분야에서,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대변인은 아직까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북한의 수해 상황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민간 차원의 인도적 협력, 물자 반출 승인도 홍수 이후 추가로 승인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함경남도 지역에는 이번달 1~3일 큰 비가 내려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불어난 하천에 제방이 터져 주택 1,170여 세대가 물에 잠겼고 5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무조건 양보한다고 해서 북한이 우호적으로 나오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기웅 전 통일부 정책실장은 “북한은 ‘말로 하는 전쟁’이라는 각오로 대화에 임하는데 비해 한국은 막연한 기대를 품고 북한을 대하고 있어 남북 관계가 상하관계로 굳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기웅 전 통일부 정책실장: 우리가 좀 인내심을 갖고 북한에 대해서 뭔가 양보하고 호의적으로 대하면 북한도 우리에 대해서 우호적 태도를 보여줄 것이다 라고 하는 좀 막연한 기대가 있습니다. 결국 관계만 상하관계 내지 비대칭적 관계가 고착되어 가는 상황을 초래한 것 외에는 한 게 있을까요.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복원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에 대해서도 당연히 연결돼야 하는 채널 복원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대등하고 당당한 태도로 북한과의 소통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개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대북지원 방안의 규모, 방식 등이 정해지면 교추협을 열고 심의, 의결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