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산 비료 수입 1년 만에 9분의 1...“식량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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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비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분의 1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식량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상반기 수입 총액 438만 달러 규모의 비료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북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북한의 중국 비료 수입액이 4천만 달러가 넘은 것과 비교했을 때 9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월별로는 지난 1~2월 120만 달러 가까웠던 비료 수입 규모가 3월 들어서는 9천 달러로 크게 줄었고,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6월 들어서야 257만 달러 규모로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월에 기록한 69만 달러가 최저치였던 것과 대조되는 기록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의 김관호 책임연구원은 봄철 영농기에 비료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고 무역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료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월별로 등락이 컸던 것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북한이 선제적으로 국경을 폐쇄했지만 농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자 비료 반입을 부분적으로 늘린 데 따른 현상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이 같은 비료 부족이 농작물 생산량에 타격을 줘 올 하반기부터 식량난이 심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계속되는 대북제재에 신형 코로나 사태가 겹쳤고, 여기에 최근 한반도를 덮친 큰 비가 북한의 곡창지대인 서해안 지역에 피해를 줘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 : 한국이 며칠 사이에 그랬듯이 북한에서도 곡창지대인 서해안 지역에 큰 비로 인한 피해가 클 것입니다 . 그러면 식량이 엄청나게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각에서 북한의 비료 자체 생산량이 늘어 수입이 줄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최근 북한 내에서 비료 생산 증대를 독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퇴비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해야 하는 북한의 현실을 감안하면 비료수입에 영향을 줄 만큼의 변수는 아닐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순천 인비료공장을 ‘경제 정면돌파전’의 첫 성과로 내세우며 준공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했고, 6월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통해 국산 원료를 활용한 비료공업 창설 문제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사태 등을 원인으로 한 북한 내 식량난 심화 가능성은 최근 들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앞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북한 코로나19 인도적 대응 5월-12월 2020 개정 보고서’를 통해 북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천1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태에 빠져 있으며 지난 봄 북한 농민들에게 비료와 씨앗, 관개용 펌프 등이 제대로 공급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