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에 매우 취약하다며 국제사회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현 미네소타대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는 13일 남북한이 비슷한 기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우 홍수와 가뭄 등 재해에 대한 대응역량이 부족해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 부교수는 이날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학술회에서 한반도의 위성 사진을 살펴보면 북한은 남한에 비해 나무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열돔현상’과 산사태, 식수 고갈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현 미네소타대 환경보건학과 부교수 :나무가 없다 보니 그대로 태양 직사광선이 내려오고 그걸 식혀줄 수가 없습니다. 또 폭우가 왔을 때 나무가 땅을 잡아줘야 되는데 나무가 없으면서 산사태가 많이 날 수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무가 없으면 또 식수가 고갈이 됩니다. 물을 보관해야 되는데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열돔현상’은 ‘돔’(Dome), 즉 둥근 지붕 형태의 거대하고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형성돼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축적되면서 봉쇄된 해당 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앞서 미국의 우드웰기후연구소와 전략위기협회도 지난달 28일 공동으로 발표한 ‘북한의 중첩되는 위기: 안보, 안정과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북한에 폭우와 홍수가 심해지고 작물 재배 여건이 나빠져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부교수는 기후변화 문제의 경우 더 이상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차원 더 나아가 전 세계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하며 기후변화에 취약한 북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2016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가입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자발적 감축목표 기여방안’(INDC) 제출 등 유엔에서 주도하는 기후변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남북 양자 차원보다는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지원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습니다.
김현 미네소타대 환경보건학과 부교수 : 남한과 북한은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수시로 단절됩니다. 최근에도 보셨지만 다시 통신선을 열었다가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다시 또 중지되고 이렇게 굉장히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어쩔 때는 실행도 못해보고 그냥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 북한 보건소에 기상대만 설치해도 기상관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강수량과 기온 등의 데이터를 통해 설사병과 같은 질병까지 예측해 예방활동을 할 수 있다며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선에서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