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 부족으로 국경봉쇄 지속하긴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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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식량 부족으로 인해 국경 봉쇄를 지속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 장기화로 인해 식량 부족 심화와 주민 건강 지표 악화 등 북한 내부의 위험 신호가 다양한 통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은미 연구위원은 이날 한국 내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북한의 경우 일단 국경을 봉쇄하고 이동을 최대한 통제하여 외부의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 버티자는 방역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의) 사회 지표나 건강 지표가 악화되고 있고 또 외부에서는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이걸 수용해야 하는 그런 압박이 있을 겁니다.

앞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9월 발표한 ‘작물 전망과 식량 상황’ 올해 3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지원이 필요한 국가 중 하나로 재지정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14일 ‘2021 세계 결핵 보고서’를 통해 2021~2025년 사이 북한을 결핵 발생률이 높은 ‘결핵 고부담국가’ 30개국 중 한 곳으로 분류했으며 북한 내 결핵 발병 요인으로 영양실조 등을 꼽은 바 있습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도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 국경 폐쇄 장기화라는 ‘3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북한 내 식량 사정이 좋지 않다는 징후들이 간접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영전 교수는 이와 함께 북한이 강력한 국경통제와 이동제한, 격리 조치 등으로 일정 수준 코로나 유행을 관리하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언제까지 현 상태로 유지할 순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코로나라는 게 순간적으로 한 번만 뚫려도 전국적인 전파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대규모 백신을 통한 관리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은 북한도 잘 인지하고 있을 거라고 저는 판단이 됩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고 ‘백신을 통한 관리기’에 진입하기 위해선 코로나 백신 5천만 회분, 다시 말해 약 2천5백 명 이상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과 대규모 코로나 검사장비와 검역장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1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은 신형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북한에 배정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인 시노백 297만 회분을 다른 국가에 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