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태풍피해에 초기지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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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측이 북한의 태풍 피해와 관련해 초기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15일 북한의 최근 태풍피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유엔과 인도주의 기구들이 초기 지원을 제공했으며, 북한 당국은 복구와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The United Nations and other humanitarian organizations have provided initial support, while the Government is undertaking efforts for rehabilitation and recovery.)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수해와 관련한 외부 지원을 거부하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유엔 측은 초기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다만 지원의 형태와 시기 등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측은 15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대변인은 이어 지난 8월 초 집중호우와 연이은 태풍으로 올해 1981년 이후 북한 내 가장 비가 많이 온 장마철로 보인다며, 곧 본격적인 추수기가 시작되면서 태풍피해가 식량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유엔과 인도주의 단체들이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북한의 태풍피해 점검과 복구 작업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의 수해피해 지원과 관련해 정세균 한국 국무총리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 나서 북한이 한국이나 국제사회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거부한 채 소통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세균 총리 : 북한이 수해와 관련해 남측이나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도 마음을 열어 놓고 대화를 하거나 소통을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캐나다의 외교·영사·교역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사안부(Global Affairs Canada)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원 요청은 없었으며, 인도주의 협력자들로부터도 신뢰할만한 지원 호소(appeal)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실시간 태풍 특보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개선시키고 있으나, 여전히 북한 경제와 농업 부문의 전면적인 개선 없이는 피해를 경감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당국의 실패한 통치방식(poor governance)과 자원 부족,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한 것이라며, 경제와 통치 부문에서 더 진보된 한국과 사실상 같은 기상 조건에서도 북한의 피해가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이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당한 물적 자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