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 곡창지대 토양수분 과다로 올 작황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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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8월 북한 내 일부 곡창지대의 토양 수분량이 10년 간 최대 수준에 가까웠다며, 지나친 토양 수분으로 북한 내 농업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농업기구는 26일 ‘세계정보∙조기경보 북한 국가보고서(GIEWS Country Brief DPRK)’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 내 초과 강수량(excess precipitation)과 홍수가 수확철의 주요 특징이라며, 주요 농경지에 시∙공간적으로 예상치 못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구는 지난 4월 강수량이 평균 이하를 기록하며, 북한 내 주요 농작물을 심고 토지를 준비하는데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록한 적은 강설량으로 눈이 녹는 양이 많지 않아 토양 수분이 부족했고, 또 4월 적은 강수량으로 충분히 보충해주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이후 5월에서 7월 사이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곡물을 심고 기르는데 도움이 됐지만, 8월 초부터 시작된 태풍이 다시 농작물에 피해를 입혔다고 평가했습니다.

9월 초까지 이어진 연이은 태풍은 폭우와 강풍을 동반했고, 이는 심각한 수해로 이어져 수확을 한달 가량 앞둔 농작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9~10월 사이 대부분 수확이 이루어지는 쌀과 옥수수가 주요 수확철 곡물 생산량의 총 90% 가량을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 기구는 원격탐사자료 분석을 통해 지난 8월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주요 곡창지대의 토양 수분량이 지난 10년간 최대치에 가까웠다고 분석했습니다. (According to remote sensing data, surface soil moisture in August was close to the ten-year maximum in the key cereal producing provinces of North and South Hwanghae and North and South Pyongan.)

보고서는 수확 직전 단계의 농작물이 지나친 토양 수분으로 피해를 입어 북한의 올해 농업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이 기구는 홍수 피해를 입지 않은 북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폭우가 주요 저수지에 물을 보충하는 역할을 해, 이맘때 씨를 뿌리는 가을밀과 보리를 위한 관개용수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낮은 수준의 식량 소비와 열악한 식품 다양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 영향으로 경제적 제약이 심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 더 취약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홍수와 태풍으로 북한 내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집과 기반시설이 파괴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전문가와 국제기구들 역시 코로나19와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북한의 식량 안보가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3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조치와 더불어, 이번 8월 시작된 자연재해로 북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 : 8~9월동안 북한은 잇따른 자연재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는 기반시설과 집, 농작물에 피해를 입혔습니다. (In August and September, the country was hit hard by a series of natural disasters, resulting in damages to infrastructure, houses, and crops.)

앞서 국제기구인 ‘지구관측 글로벌 농업 모니터링 그룹’(Group on Earth Observations Global Agricultural Monitoring, GEOGLAM) 역시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 곡창지대의 강수량이 40년만에 최대 수준이라며, 북한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올해 식량 부족에 처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