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경제 규모 대비 자연재해 규모가 전 세계 3번째로 큰 나라라고 벨기에, 즉 벨지끄의 재난 관련 연구소가 집계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 루뱅대학 재난역학연구소(Centre for Research on the Epidemiology of Disasters)는 북한을 자연 재해에 가장 취약한 세계 10대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재난역학연구소가 유엔의 지원을 받아 최근 발표한 '2018년 경제손실, 빈곤과 재난 보고서'(Economic Losses, Poverty & DISASTERS report)를 보면 북한은 아시아에서 태풍,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나라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매년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국내총생산 즉 GDP의 7.4%에 해당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고 추정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세계 각국의 정보를 집대성하는 세계연감(World Factbook)에 의하면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은 약 400억 달러입니다.
북한의 연평균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국내총생산 400억 달러의 7.4%인 약 3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보고서가 지목한 경제규모 대비 자연재해 취약 국가들은 남미의 아이티와 푸에리토리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쿠바와 함께 유럽의 그루지아(조지아) 그리고 아시아 대륙의 타지키스탄, 몽골, 북한 등 10개국입니다.
아이티의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 손실규모는 국내총생산의 17.5%로 조사대상국 중 가장 컸고 푸에리토리코가 12.2%로 다음이며 북한이 7.4%, 온두라스 7% 순으로 북한이 전 세계에서 경제규모 대비 자연재해 피해 규모가 세 번째로 큽니다.
북한, 몽골, 타지키스탄의 아시아 3대 자연재해 취약국 중에서도 북한의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 충격 비율은 다른 두개 나라보다 2배 이상 큽니다.
타지키스탄은 극심한 기온차이로 국내총생산의 2.7% 규모에 해당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강풍과 폭우 피해를 입은 몽골의 경제 손실규모는 국내총생산 대비 2.8%였습니다.
한편, 북한의 전체 인구대비 재해 관련 피해를 입은 비율도 전 세계 열 번째 수준입니다.
홍수를 비롯한 자연 재해로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이 전체 주민의 약 13%여서 아프리아 남부의 레소토를 비롯해 잠비아, 파라과이, 말리, 니제르, 모리타니, 차드, 부르키나파소, 필리핀에 이어 북한은 열 번째로 인구 대비 자연 재해 피해자가 많은 나라로 집계됐습니다.
재난역학연구소의 마디아스 호리온스(Matthias Horions) 언론담당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20년 동안 북한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와 사고로 최소한 3천 여명이 사망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 610명이 목숨을 잃었던 2007년 홍수를 비롯해 지난 20년 동안 북한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10명 이상 사망하거나 100명 이상에 피해를 준 재해 30여 건 중 홍수가 2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 북한의 홍수 피해 현장을 찾았던 유엔의 구호단체도 북한이 홍수에 대한 복구 시설과 장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WFP 조나단 두몬트 국장: 200여 명의 여성이 하루 5시간씩 밭의 물빼기 작업을 하고 있지만, 배수 시설 부족으로 여성들의 노력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재난역학연구소의 보고서는 북한에서 특히 홍수 피해가 많은 이유는 농지 확장을 위해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1990년대 들어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벌목을 단행했다면서 즉시 나무를 심어야 할 민둥산이 북한 전체 땅의 11%가 넘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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