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기관 “대북구호활동, 제재와 북 행정미숙으로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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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북지원 단체들의 구호활동이 대북 제재와 북한 당국의 행정 미숙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홍수 구호물품을 건설자재로 전용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학술 연구기관인 '인사이트 인시큐리티'(Insight Insecurity)는 2017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북한에서 대북 구호단체들에 발생한 사건∙사고가 4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관은 최근 공개한 구호지원 단체들에 발생한 사건∙사고 건수를 조사한 '보안 사고 자료 분석'(Security Incident Data Analysis)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사진참고)

이 기관의 크리스티나 윌리(Christina Wille) 지원 담당관(Aid in Danger Manager)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 발생한 사건은 주로 지원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이라며 "북한에 지원(aid)이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The incidents we have mainly describe some of the difficulties of delivering aid. It is difficult for aid to reach the country.)

북한에서 발생한 4건의 사건사고는 △2018년3월 북한 내 대북 구호단체의 자산 절도사건(Theft of aid agency assets), △2018년 1월 대북제재와 관료주의적인 행정절차(bureaucratic hurdles)로 대북지원 차질, △2017년 8월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조치 발효 전 방북금지 권고에 따른 미국 대북지원 단체 일시적 방북 금지, △2017년 2월 북한 당국이 홍수피해 지원 물품을 사회기반 시설 자재로 전용한 사건 등입니다.

북한에서 발생한 4건의 사건사고를 살펴보면, 우선 올해 3월 북한에서 대북 구호단체의 자산이 분실됐습니다. 북한 당국의 관리 및 감독 소홀로 구호물품이 절도당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윌리 담당관은 더 이상 추가 정보를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No further information available.)

두 번째는 올해 1월 강화된 대북제재와 관료주의적인 행정절차로 인해, 미국의 대북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이 컨테이너 두 대를 북한에 보내지 못했고, 미국친우봉사단(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이 탈곡기, 퇴비제조기, 삽 등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일입니다.

세 번째는 지난해 8월 미국 국무부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으로 인해, 미국의 대북지원 단체에 방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일시 귀국을 요청해 당시 이들이 방북을 하지 못했던 사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지난해 2월 북한 당국이 홍수구호 물품을 사회기반 시설을 건설하는데 전용한 사건입니다. (February 2017, North Korea has allegedly used flood relief aid for infrastructure projects.)

윌리 담당관은 북한 내에서 관련 정보를 공유할 협력 기관이 적어 "북한에서 많은 사건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We do not have many incidents recorded in North Korea. This is mainly because few of our partner agencies, who share information with us, work in North Korea.)

한편, 이번 보고서는 2017 년 1 월부터 2018 년 3 월까지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18 개국에서 총 346건이 지원(aid)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4건이 보고된 북한은 아시아 국가 18개국 중 9번째로 사건, 사고가 많았으며, 아프가니스탄(75건), 방글라데시(59건), 캄보디아 즉 캄보쟈(30건), 미얀마(61건), 네팔(36건), 파키스탄(25건), 스리랑카(12건), 인도 즉 인디아(16건) 순으로 지원 관련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 내 지원 관련 사건, 사고 발생건수가 비교적 적은 이유로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지원단체가 접근하기 어렵고, 구호단체가 방북하더라도 북한의 안내원이 동행하는 등 북한 정부 차원의 통제가 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