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지난 2016년 발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자력갱생으로 중공업 재건을 시도하다 전력난을 자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제8차 당대회에서 2016년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자인한 북한.
한국 통일연구원의 김석진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5개년전략 자체의 결함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석진 선임연구위원은 24일 발표한 ‘북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왜 실패했을까’ 보고서에서 북한의 5개년전략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전통적 중화학공업을 재건하는 데 집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자체 자원만을 이용하는 자력갱생 노선을 고수하며 전통적 산업 재건을 추진한 결과 세계 표준에서 벗어난 구식 기술을 채용했고 이는 비효율적인 자원 소비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만성적인 전력난은 북한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달 제8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통해 북한 경제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더욱 경직적인 자력갱생 기조 하에 금속공업과 화학공업 발전을 경제 건설의 중심 과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은 여전히 퇴행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더해 경제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강조한 것도 시장화와 경제관리방법 개혁을 후퇴시킬 수 있는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와 대외개방을 포함한 완전히 새로운 발전전략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경제난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또한 지난 19일 미국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교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5개년계획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계획에 제시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본이 있어야 하는데 외부 세계와의 교역 없이 이를 취득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설명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 5개년계획에 담긴 투자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자본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중 일부는 국내에서 동원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북한이 국내저축을 투자로 전환하는 체계는 매우 원시적입니다. 북한의 해외자본 취득 능력은 제재 회피 전술을 제외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Mobilizing capital is essential for the kind of investment expectations that this plan has created and some of that capital might be mobilized domestically but right now their way of managing the domestic savings and translating that into investment is primitive. Their ability to get foreign capital is almost zero now except through these sanctions evasion techniques.)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이러한 경우 중국은 지난해보다도 더 큰 규모로 북한 경제에 개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