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북 간 축산과 낙농 분야 개발협력이 북한 영유아들의 영양 상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가 14일 주최한 ‘통일의 길 찾기: 지리∙생태 생활∙문화적 모색’ 학술대회.
최윤재 남북한축산진흥연구소 소장은 이날 행사에서 남북 간 축산과 낙농 분야 개발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들, 특히 영유아와 산모의 영양 상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주민의 영양 불량 해소와 면역력 증진을 위해선 축산물과 유제품의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최윤재 남북한축산진흥연구소 소장 : 북한 주민의 건강 증진, 영유아 지원사업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단백질 공급을 늘려서 북한의 영유아 지원 사업을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최윤재 소장은 북한의 축산업과 낙농업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됐다며 사료 공장 건설, 종축개량과 인공수정 기술 육성, 가공 설비 구축, 수의 검역 등 전 단계에 걸쳐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계청의 북한통계포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북한의 우유 생산량은 한국의 5%, 돼지고기 생산량은 8%, 소고기 생산량은 7%에 불과합니다.
북한에서 수의 축산 공무원을 지내다가 2011년 한국에 입국한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은 북한 내 우유, 치즈, 버터, 분유 등 유제품은 대부분 수입산으로 북한의 낙농업은 산업이라고 칭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이 바뀌고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제대로 키우고자 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북한 시장에서는 분유, 우유 등 유제품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 북한도 가정에서 아이를 한 명씩 낳으면서 아이를 잘 키우고 제대로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투자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유제품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없어서 못 팝니다. 장사하는 분들이 빵, 과자 만드는 데도 공급하지만 시장에서 분유, 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돈벌이가 잘 되는 항목입니다. 중국에서 사와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야 해서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북한의 낙농업 성장을 위해서는 우량 품종의 가축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조충희 소장은 진단했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지난 1월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19년까지 북한의 영양 결핍 인구는 전체 주민의 약 48%에 달해 지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또 6개월에서 23개월 된 영유아 가운데 ‘최소 식단 기준’(MAD·Minimum Acceptable Diet) 이상의 식사를 하는 비율은 28.6%로, 10명 중 7명 이상이 최소한의 끼니(minimum acceptable diet)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