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 경제성장률 -4.5%...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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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2020년 북한 경제가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2020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서 지난해 북한의 GDP, 즉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년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재해와 흉작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인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도 고강도 대북제재의 여파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당시 북한의 GDP는 각각 3.5%, 4.1% 줄어들어 2020년 감소폭에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현영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자연재해의 여파가 중첩된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제재 국면에서는 특정 품목에 한해 수출입이 제한됐지만 코로나 국면에서는 국경 봉쇄로 수출입과 사람들의 왕래가 전면 차단되면서 북한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입니다.

자연재해의 경우 북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림업과 광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현영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 (국경 봉쇄로) 수출입이 전체적으로 다 굉장히 위축됐습니다. 그래서 무역에서의 충격이 굉장히 심했고 북한은 농림업, 광업 비중이 큰데 집중 호우로 인한 농경지 침수 피해, 광산 침수 피해로 성장률이 매우 안 좋았습니다… 지속되는 제재에다가 이 두 가지가 추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북한 경제가 안 좋아지게 됐습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북한의 농림어업은 재배업, 어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7.6% 줄어들었고 광업은 금속광석, 비금속광물 등이 줄어 전년 대비 9.6% 감소했습니다.

경공업은 음식료품과 담배 등을 중심으로 7.5%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운수, 도소매, 음식숙박 등이 줄어 4% 축소됐습니다.

2020년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8억6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73% 급감했습니다.

수출은 시계, 우모, 가발, 조화 등을 중심으로 약 68% 줄어들었고 수입은 섬유제품, 플라스틱, 고무 등을 위주로 약 74% 감소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약 305억달러로 한국의 1.8%, 1인당 국민총소득은 약 1천202달러로 한국의 3.7% 수준에 그쳤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