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북 시장물가 17% 급등…국경봉쇄 여파”

사진은 평양의 한 상점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한 북한 주민.
사진은 평양의 한 상점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한 북한 주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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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유입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의 여파로 북한 시장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약 1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24일 공개한 ‘2014~2020년 북한시장의 소비자물가 및 환율 변동’ 보고서.

이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확산을 우려해 국경을 봉쇄한 결과 2020년 북한 시장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7.2% 급등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한 직후보다도 큰 오름폭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과 2018년 북한의 소비자물가는 각각 전년대비 3.3%, 9.4% 상승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2020년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북한의 국경봉쇄에 따른 수입 감소를 지목했습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2020년이 가장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이유는 수입이 거의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공급이 축소된 것이기 때문에 특히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해서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식료품 같은 경우도 국경 봉쇄로 인해서 수입이 감소하고 이런 것들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북제재 강화 후에는 제재 품목 중심의 가격 변동이 일어났지만 2020년에는 국경봉쇄로 수입이 급감하며 수입소비재 전반의 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입니다.

최지영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이 대북제재의 강화보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2020년 시장물가 상승에는 대북제재 장기화의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순전히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것으로 간주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선 북한의 국경봉쇄 장기화로 인한 중간재 수입 감소는 공장 가동률 저하 그리고 생산 전반의 침체를 유발하는 한편 소비재 수입 감소는 시장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더해 2020년 하반기부터는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추세라며 옥수수 시장가격 등 대북제재 강화 이후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던 각종 지표들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시장 가격과 시장 환율의 지역간 편차가 커지고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던 시장 쌀 가격의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북한의 총 수입액은 전년 대비 73.9% 감소한 7.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