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경제난에 물자방출·복무단축·민수전환”

0:00 / 0:00

앵커 : 북한군의 군수물자 방출, 군복무 단축, 군수시설의 민수전환 등 조치들이 북한 경제의 회생을 위한 것이자 북한의 핵능력 강화에 따른 인식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미래전략연구위원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경제리뷰에 실린 ‘북한경제의 회생을 위한 북한군의 조치’ 보고서에서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6월과 8월 북한군의 전쟁예비물자 방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전쟁예비물자 방출을 실행한 적이 있었지만 북한 매체가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조남훈 위원장은 이를 김정은식 ‘애민정치’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북한이 현재 식량과 물자 부족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더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장기간의 전면전에 필요한 전쟁예비물자를 더 이상 비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제대를 앞둔 인민군의 복무기한을 줄인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선 이들 인력을 민간분야에 재배치해 민간에 젊은 노동 인력을 공급하고 인민경제를 지원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핵개발로 대미, 대남 억제력이 향상됐다고 믿는 북한은 대규모 병력 유지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북한이 남성의 군 복무기간을 현행 9-10년에서 7-8년으로, 여성의 군 복무기간을 현행 6-7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더 많은 젊은 노동력을 경제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남훈 위원장은 또 북한의 군수공장이 경제지원을 위해 민수제품을 생산하거나 민수공장에 대한 기술지원을 추진함에 따라 북한의 재래식 무기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 역시 북한의 핵무력 완성 그리고 새로운 국가전략노선 실행에 따라 재래식 무기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인용된 한국 국방부의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전차와 장갑차 수는 2014년 각각 4천300대, 2천500대를 기록한 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남훈 위원장은 선군정치 시대와 달리 김정은 시대에는 민수경제에 대한 북한군의 지원 역할이 특별히 강조되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는 북한경제의 회복과 발전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계속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