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북 주민, 정면돌파전·코로나바이러스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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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들이 올해 새롭게 제시된 '정면돌파' 노선 관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통제의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1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면돌파’ 노선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를 자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인데,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경 봉쇄 여파까지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의 올 한해 생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국 내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인 탈북자동지회의 서재평 사무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정면돌파 노선을 관철해야 하는 과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상황이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자력갱생을 강요당한 북한 주민들이 올해에도 당국으로부터 더 큰 부담을 강요받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들어 대북제재의 여파로 북한 내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에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을 우려했습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 : 북한 당국이 정면돌파를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경제봉쇄에 맞선다고 하니까 주민들은 불안해합니다. 주민들이 무엇이든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최근 장마당에서 장사가 안 돼서 장마당 매대 자리들이 '이 빠진 할머니가 돼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북한 내 지방 시장 매대 자리를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었던 상인들의 수가 최근들어 줄어들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시장이 ‘이 빠진 할머니가 돼 간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NK워치의 안명철 대표도 북한 내 시장 상황이 지난해부터 좋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북중 국경 봉쇄 여파까지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올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대표는 “춘궁기가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북중 간 국경이 통제되고 무역, 밀무역도 중단됐다”며 “북한 시장 물가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선차적으로 풀 문제는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는 것”이라며 “지난 시기의 과도적이며 임시적인 사업방식을 계속 답습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점에 대해 주목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가 주도의 경제체제를 강화하면서 북한 내 시장이 위축되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 자체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으로부터의 관광 수익이 완전히 끊기면 그때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겁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볼 수 있죠. 이를 북한 주민들이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데, 그 고통이 클 겁니다.

이어 안 소장은 지난 해 북한 당국이 당과 내각의 규모를 축소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한 영향이 올해 북한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