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스트리아의 한 대학이 북한의 야간 조명을 바탕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빈 경영경제대학(WU)은 17일 학술지 '네이처 리서치(Nature Research)'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야간 상업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을 산출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그 동안 북한과 같이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지표를 추산하기 위해 야간 조명과 경제활동 간 관계를 연구해왔습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빈 경영경제대의 헤수스 크레스포 쿠아레스마(Jesus Crespo Cuaresma) 교수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의 국내총생산에 대한 통계가 부족해 이번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야간 조명이 많이 노출될수록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생산량 증대로 연결된다는 가설을 이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시간에 불빛이 많이 노출된다는 것은 그 시간대 생산과 소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그의 말입니다.
쿠아레스마 교수: 특정 나라의 야간 조명 강도를 관찰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 얼마나 소득을 창출하는지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국가별 야간 조명 차이에 따른 소득 격차를 설명해 왔습니다.
연구팀이 복수의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의 수도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야간 조명 강도가 낮아졌습니다.
이후 2016년부터 최근 조사 가능 시점인 2018년까지 특히 함경도와 양강도, 평안도 지역의 야간 조명 강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이 야간 조명 강도와 함께 지역별 연령 구조, 산업 부문별 고용률, 교육 수준 및 기존 국내총생산 통계를 종합해 산출한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790달러이며 하루 1.90달러의 소득을 창출하는 극빈층은 전체 인구의 60%에 달했습니다.
보고서는 기존 연구들이 북한 극빈층 비율을 40%로 추정하고 있다며 실제 극빈층은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부터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야간 조명이 늘어난 데 대해 태양광 패널의 증가가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최근 태양광 이용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 이 보고서에서 지적해야 했던 부분 중 하나는 북한이 요즘 더욱 많은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편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내놓은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 추정치는 미화 2500달러로 이 연구 결과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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