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북 곡물 수입 급감…코로나19로 식량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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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북한의 봄철 농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1월과 2월 중국의 대북 곡물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 해관총서가 내놓은 1~2월 대북 수출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쌀과 옥수수는 작년 11~12월 대비 90% 감소했습니다.

이 기간 중국의 대북 옥수수 수출량은 미화 31만 7천 달러 상당의 1,100톤이었고, 쌀 수출량은 58만 8천 달러 상당의 1,300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영향과 중국 내 신형 코로나 대응으로 무역 활동이 주춤해지면서 1~2월 중국의 대북 곡물 수출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이 있는 매년 1월은 연중 무역 규모가 가장 적다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연초 발생해 급속도로 퍼진 신형 코로나로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둔화됐고, 1월 말부터 북한이 국경 폐쇄에 나서면서 양국 간 무역길도 막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이전보다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이 지난 25일 발표한 ‘신형 코로나 인도주의 대응책’ 보고서는 북한의 국경 폐쇄, 이동 제한 조치로 물자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무역업 종사자들, 화물차 2만5,000대 이상이 격리되면서 북한의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배급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식량문제가 오랫동안 이어져왔는데 특히 농업 의존도가 높은 북한에서 신형 코로나로 봄철 농업 활동이 제한되고, 해외로부터 수퍼 종자(Super seed) 반입도 불가능해지면서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매년 봄 북한을 방문해 신규 농업 기술을 전파해온 미국친우봉사단(AFSC) 역시 신형 코로나로 3월 중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북한의 외부와의 농업 협력도 완전히 단절된 상황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외부로부터의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북한의 식량 문제는 중국의 경제회복 상황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 북한의 농업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시장화돼 있지 않아 중국으로부터 대부분 필요한 식량을 수입합니다. 중국이 완전히 정상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한 북한은 필요 식량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자료를 인용해 신형 코로나 여파로 현재 중국의 철도 및 화물운송 능력은 평소보다 70~80%나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북한으로의 물자 운송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신형 코로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4월 말까지는 중국의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