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2025년까지 북한 내 말라리아 근절을 위한 특별 지원에 나섭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오는 25일 ‘세계 말라리아의 날’(World Malaria day)을 앞두고, 2025년까지 말라리아의 완전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 ‘E-2025 계획’(E-2025 Initiative)을 발표했습니다.
WHO는 2017년 21개 국가를 대상으로 2020년까지 말라리아를 완전 퇴치하는 ‘E-2020 계획’을 실시했고, 이 중 중국, 알제리, 엘살바도르, 말레이시아, 이란 등 7개 국가가 지난해 ‘말라리아 사례 0건’을 달성했습니다.
새로 갱신된 계획에는 이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기존 17개 국가들에 북한 등 8개국이 추가돼 총 25개국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지원을 받게 됩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21일 ‘E-2025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2025년까지 말라리아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 WHO는 향후 5년 내 말라리아 사례 0건을 잠재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25개국을 E-2025 계획 대상국으로 판단했습니다. 우리와의 협력과 지속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말라리아 없는 세상'의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E-2025 계획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말라리아 사례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2019년 기준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3천 건 미만인 곳을 말라리아 퇴치 지원 대상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WHO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북한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사례는 약 1천900건이었습니다.
2008∼2014년 사이 북한 내 말라리아 발병은 해마다 1만건 이상이었지만 2017년 약 4천600건, 2018년 약 3천700건 등 2019년까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WHO는 앞으로 이들 국가들에 현장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각 국가 스스로 말라리아 예방과 퇴치를 위한 노력이 목표 달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원대상국은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에 대한 연례 감사와 정기적 평가, 관련 회의에 참여하는 한편 분기별로 말라리아 사례에 대한 통계를 공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특히 이를 위해 국가 내 특별 위원회를 설립해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 및 평가, 진행상황에 대한 감시(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재미한인의료협회(KAMA)의 박기범(Kee Park)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의료 환경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 말라리아 사례가 점차 감소하고, 2025년 내 말라리아의 완전 퇴치는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이미 10년 이상 글로벌펀드나 WHO 등 세계국제기구로부터 말라리아 예방 및 치료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들 기구와 협력해 프로그램을 조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감시(모니터링)와 관련해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대다수 국제기구 직원들이 북한을 떠나거나 새 인력을 파견하기 어려워 현재로서는 현장 실사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필요 물자는 모두 외부에서 구매해 전달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 코로나 19 상황에서 어떻게 모니터링할 지가 모든 사람들의 질문일 것입니다. 물품조달(procurement)은 모두 외부에서 구매해 북한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북한 내 운용 지원금은 국제기구 직원들의 주택 임대료나 차량, 행정비 등으로 조달예산에 비해 매우 작습니다.
한편 글로벌펀드는 올초부터 북한에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4천170만 달러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이 지원금은 유엔아동기금(UNICEF)과 WHO를 통해 말라리아 치료 약물과 치료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