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도 북 무역박람회 성황…중국 업체 관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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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간 비핵화 논의가 주춤해지고 여전히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에서 개막한 평양국제무역박람회가 오히려 성황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 주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예년에 비해 중국 업체들의 참가가 많이 늘었다는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언론에 따르면 20일 개막한 ‘제22회 평양국제무역박람회’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폴란드(뽈스까) 등에서 450여개 업체가 참가하면서 사상 최다 참가 업체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절반 가까이인 210여개 업체가 중국 업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박람회장을 방문했던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위터에 “다양한 종류의 북한 제품과 수입품들이 전시됐다”면서 “대부분의 해외 전시품들은 중국에서 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박람회 참가 업체는 지난해 북한이 발표한 공식 박람회 참가업체 260개보다 70%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그 동안 북한 관영 언론이 보도한 내용들에 따르면 2014년 300개까지 늘었던 박람회 참가업체 수는 2016년 220개, 2017년 230개 정도였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유엔 대북제재 여파로 특히 해외 기업들의 참여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업체들의 박람회 참가가 늘어난 데 대해 최근 불확실한 지정학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중국 등 외국 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역시 여전히 대북제재가 이행되고 있지만 여러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 이후 제재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 올해는 2~3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직 대북제재가 존재하지만 북한은 가까운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무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것 같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대북제재로 무역과 경제상황이 악회된 북한이 자신들의 제품과 기술을 외국 업체에 홍보하기 위해 올해 박람회에 과거보다 더 많은 업체들을 초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북중 무역 통계에서 북한의 대중 가발 수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제재 위반이 아닌 품목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역시 가격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북한 제품에 대한 투자와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브라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이 국내 경제 개발과 외국 업체와의 교류를 확대하려는 노력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비영리단체인 ‘조선교류’가 지난달 말 평양에서 개최한 북한경제포럼에는 유럽과 아시아 경제 전문가 17명이 참가해 북한 기업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관리 및 경제 정책에 대해 교육하는 한편 네트워킹, 즉 상호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는 북한의 내수 경제와 인프라, 즉 사회기반시설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고 많은 해외 여러 나라에서 북한 경제인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확대하려는 추세를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