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관광비자 소지 북 식당종업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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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의 대북제재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귀환하는 가운데 관광 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해 북한 식당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북한 여종업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지난해 11월 기준 금강산 식당, 평양관 등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4개의 북한 식당이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기자가 지난해 11월 방문한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식당들에서는 유엔 대북제재로 북한 노동자들이 신규 노동비자를 받고 러시아로 들어오는 길이 막히면서 북한 여종업원들이 줄고 있었습니다.

평양관의 경우 북한 여종업원 대신 러시아 여성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9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이 북한 식당들에서 일하는 북한 여종업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에서 러시아로 입국한 여종업원들이 이 북한 식당들에서 새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금강산 식당의 경우 지난해 11월에는 북한 여종업원들이 2명 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6명까지 늘어났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직접 북한 식당에 가서 새로 온 북한 여종업원들과 식당 관계자들을 만난 이 소식통은 북한 여종업원들이 관광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 해외노동자에 대한 신규 노동허가를 전면 금지하고 2019년 말까지 기존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라는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75호에 따라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취업비자 대신 관광비자로 북한 노동자들을 러시아에 입국시켜 건설 현장과 식당 등에서 불법으로 일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기자가 지난해 11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만난 한 북한 노동자는 입국 후 3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는 관광비자로 러시아에 들어와 공사장에서 불법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지 소식통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 식당은 식당업을 하긴 하지만 그 보다는 북한 물자 수출 등 다른 사업을 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식당 관계자들이 자신에게 북한 광물 수출과 관련된 사업을 제안했다며 식당업은 형식적인 것이고 실제는 북한 물자 수출 등을 알선하는 데 북한 식당이 거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소식통의 전언과 관련해 미국 워싱턴의 안보연구기관인C4ADS(Center for Advanced Defense Studies) 즉 ‘선진국방연구센터’의 제이슨 아터번(Jason Arterburn) 분석관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러시아 등 해외 북한 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기술 구매, 석탄 수출 등을 하는 북한 해외 교역의 관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터번 분석관: 해외의 북한 식당들은 겉으로는 식당업을 하지만 뒤로는 북한의 물자를 해외로 수출하는 상업 관문(commercial gateway)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터번 분석관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 세계 14개국에 북한 식당이 125개 정도 있고 이 중 2/3에 해당하는 80여개가 중국 22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