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동개발부 “다음달 북-러 관광산업 증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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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와 북한이 오는 6월 양국 간 차량 전용 다리 건설과 관광산업 증진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려는 러시아와 국제사회에서 고립 탈피를 원하는 북한의 이익이 서로 맞은 결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최근 러시아와 북한 기술 전문가들이 다음달 만나 양국 간 다리 건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알렉산터 크루티코브 극동개발부 차관은 지난 3일 러시아와 북한 간 국경을 가르는 두만강 위로 차량들이 왕래할 수 있는 다리 건설을 위해 필요한 장비, 소요 시간, 인력 등 세부사항을 논의할 전문가들의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간에는 1959년 개통된 철도 다리 하나만 있어 그동안 러시아는 북한에 트럭 등 차량이 왕래할 수 있는 다리를 건설하자고 제안해왔습니다.

지난 3월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북러 경제협력위원회 당시에도 러시아 경제 사절단은 북러 간 다리 건설을 요청했고 당시 북한의 노두철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은 이에 동의했다고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이날 밝혔습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월, 북한과 다리를 건설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소개하며 향후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면 늘어날 양국 간 교역량을 대비한 초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오는 6월에 러시아와 북한 간 관광증진을 위한 회담도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극동개발부는 북한이 러시아인들의 입국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며 이미 러시아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무비자 제도인 전자비자로 러시아 극동지역 입국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치 등을 통해 양국 간 관광업 증진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한 전자비자 발급을 통해 러시아 극동지역에 입국한 북한 주민은 이번달 4일 기준 16명에 불과했습니다.

러시아 정치외교 전문가인 스티븐 블랭크(Stephen Blank) 미국 외교정책위원회 선임연구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북 간 다리 건설은 실제로 공사가 진행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이 다리는 러시아측에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블랭크 연구원은 "러시아가 동북아 지역 내 지정학적 경쟁에 참여하려면 북한과 물리적인(physical) 연결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이 다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