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북한 등 18개국 국민들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을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전자비자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16개월 동안 전자비자를 통해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한 북한인은 3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전자비자를 도입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2월 24일까지 전자비자를 받고 러시아 극동지역에 입국한 외국인은 59,000명이라고 24일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자들이 4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일본 국적자로 11,500명이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171명), 인도, 즉 인디아(73명)가 뒤를 따랐고 북한인은 39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비자는 러시아가 극동지역 해외투자와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북한, 중국, 일본 등 18개 국가를 대상으로 해당 국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간편하게 전자비자를 발급받은 뒤 극동지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상의 비자면제 제도입니다.
하지만 지난 16개월 간 전자비자를 통해 러시아 극동지역에 입국한 북한인이 39명에 불과했다는 것은 당초 전자비자 도입으로 북한인들의 러시아 방문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어긋난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21일 발표한 북러 상호 관광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이 계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국경서비스(National Border Guard Service)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474명이었는데 2016년에는 423명, 2017년에는 395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관광 목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인에 대한 공식자료는 없다고 밝힌 뒤 러시아 관광객 감소는 대북 제재로 인한 정치적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관광은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는 그동안 관광사업을
협력 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해왔습니다.
한 예로 지난 3월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제8차 북러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 협조위원회 회의에서 양국은 관광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 교수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러 간 관광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과거 북한은 나진, 선봉 지역에 카지노가 있는 관광지구를 개발해 러시아인들을 유치하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러시아인들은 북한보다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관광을 가고 싶어합니다.
브라운 교수는 러시아인보다는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 관광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