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단체, 북한 내 ‘우한 폐렴’ 확산추이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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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즉 비루스 감염증의 확산을 우려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대북 지원단체들도 이 전염병이 북한 주민들에게 확산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주민의 면역력 저하 때문에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이 확산될 경우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취약한 방역체계(infection control)와 심각한 영양 결핍으로 북한 대다수 주민들의 면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황에서 전염병이 더욱 빠르고 넓게 확산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우려했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건강한 환자들에 비해 더 심각한 합병증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질병이 급속히 확산될 경우 이미 과중한 부담에 시달리는 북한 의료 시설들이 한꺼번에 몰린 환자들을 치료하기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내다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북한 당국으로부터 대북 지원사업 잠정 중단에 관한 통보는 받지 못했다면서도, 대북 경제제재에 따른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우한 폐렴’이 확산될 경우 북한이 방역 혹은 환자 치료에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고 전달받는데 시간적으로 상당히 지체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앞서 2014년에도 ‘에볼라’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의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도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예방접종도 제대로 받지 못한 북한 주민들에게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원 관련 방북 제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구정 연휴가 지나면 어떤 전언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년 간 유럽 기자단이나 투자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온 네덜란드 투자자문 회사 ‘GPI 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 ‘에볼라’ 전염병으로 인해 방북단 중 한 명이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치아 대표 : 2014년 에볼라 전염병으로 북중 국경을 통한 외국인 입국이 중단된 적이 있었지만, 저희 방북단 중 오직 한 명만 (에볼라 발병 지역을 여행했다는 이유로) 입국하지 못했습니다.

치아 대표는 그러나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기 때문에 북한이 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직 초기이지만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기자단과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을 받고 있지만, 올해 일정은 확정 짓지 않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이날 긴급 위원회를 개최하고 중국 보건당국과 직접 대화를 나눠 왔으며 시진핑 국가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전염병 발발과 관련해 취한 모든 조치에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3일 다시 긴급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를 추가 논의한 후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에 대해 매우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