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북한 북부 지역에서 최근 전기 공급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압록강 북중 국경지대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상당량을 가정용으로 충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북부 지역 주민들에 대한 광범위한 전력 공급 마비 사태가 지난 5월부터 개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2017년 말부터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전기사정이… 그래서, 지역에 따라서는 1초도 안 주는, 북한에서는 (전기가 끊기는) 절전( 絶電)이다, 정전이 아니고…이런 말까지 있었는데. 그게 작년 6월부터 갑자기 좋아지고, 또 작년 11월부터 많이 악화됐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5월 말경부터 갑자기 전기 사정이 좋아지니까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5월 중순부터 상황이 호전되어 7월 현재 일반 주민들에게는 하루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공급되지만, ‘공업선’이라 불리는 산업용 전기의 경우 적어도 하루 10시간 공급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소개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도 5월 말부터 조금씩 상황이 좋아져 이달 초순에는 하루 평균 7시간, 많은 날에는 하루 10시간 정도 주민들에게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심지어 최우선적으로 전기가 공급되는 평양에서도 서민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전기 공급이 하루 4시간에서 6시간 정도로 제한되었고, 5~6월에 들어서면서야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러나 극심한 북한의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이 많지 않은데도 5월 중순을 지나면서 전기 공급이 늘어난 이유가 명확하지는 않다면서, 중국 시진핑(습근평)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정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지난6월에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시진핑 주석이 방북하기 전에 북한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올해도 중국 쪽에서 전력 공급을 해 준 것이 아닌가 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시 주석이 압록강 하류지역에서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수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북한에 무상으로 공급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앞서 2017년 말부터도 북부지역에서 가정용 전력이 거의 공급되지 않았는데, 수력 발전이 가능해진 지난해 5~6월을 전후해 이 지역 주민들의 전력난이 개선된 바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서부 노틸러스연구소의 데이비드 본 히펠 수석연구원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한 전력 등 에너지 부족을 탈피하기 위해 태양열판 등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북한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또한 양강도 혜산 지역에서 온 전효진 탈북 학생도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19년 초까지 명절을 제외한 보통 때는 거의 전기 공급이 없었고, 일부 가정에서는 빛판이라고 부르는 태양열판으로 충전한 배터리 즉 전지로 전력난을 타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