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스위스 시계’ 올 상반기 수입액, 작년 동기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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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올해 상반기 스위스에서 1만 8천 여 달러 상당의 시계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로 급증한 것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06개의 시계를 북한에 수출해 대북 시계 수출액이 1만 8천 달러(17,748CHF(스위스프랑))를 기록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6천 여 달러(6,035CHF) 상당의 시계 58개를 수출한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올 상반기 대북 시계 수출액은 무려 세 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스위스시계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스위스가 수출한 시계는 500달러 이하로 스위스 정부가 대북 수출을 금지한 사치품 고급시계 기준인 1천 달러에는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인민군 대위 출신인 탈북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대표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올 상반기 수입한 시계 총액이나 개수로 볼 때 과거 정권 차원에서 선물로 주던 고가의 스위스 시계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대표 : 대회나 김정은 선물로 준다고 하기에는 개수가 턱없이 적고요. 과거 사례를 보면, 행사 때 롤렉스 시계에 김일성, 김정일이 친필 사인을 해서 (간부들에게 나누어) 줬단 말이에요. 그 롤렉스 시계는 몇 백 달러짜리는 분명히 아니니까, 일반 무역회사에서 그 쪽에 판로가 생겨서 (구매해) 외화 상점에 되넘기는 그런 형식이지 행사를 위해 산 것 같지는 않아요.

김 대표는 행사나 대회 배포용이라면 수 천 개, 군 간부 등에게 나눠준다고 하면 200개에서 300개 정도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중국이 계속해서 연간 120만 명의 중국인 대북 관광을 허용하는 방식 등으로 북한의 대북제재 회피를 돕는다면, 북한은 스위스에서 고가의 명품 시계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3박 4일 북한 관광에 1인 평균 300달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은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을 통해 연간 3억 6천 달러를 벌어 들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지난해 총 수출액 2억 9천 달러와 견줄 수 있을 만큼 큰 액수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첫 해인 2012년, 전통적으로 북한 간부들에 대한 선물용 시계로 사용되어 온 스위스 시계를 20여 만 달러(20만 225CHF) 어치나 수입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에는 절반으로 줄어든 연간 총 10만 달러(10만 6천 418 CHF) 가량을 수입하는 데 그쳤고, 이듬해에는 완전히 중단된 듯 하다가(0 CHF), 2015년 다시 8만 달러 어치의 시계를 수입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또 다시 급격히 감소해 지난해까지 줄곧 연간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어치의 시계 수입에 그쳤습니다.

한편, 스위스연방경제부(SECO) 파비안 마이엔피쉬(Fabian Maienfisch) 공보담당 부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 상반기 대북 시계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해도, 스위스의 대북 수출은 아주 적은 액수라고 말했습니다.

마이엔피쉬 부국장 : 유엔의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부터 스위스 정부의 대북 수출 총액은 연간 3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 수준입니다. 예를 들면 유아식이라든지 제재 대상이 아닌 물품만 수출되고 있습니다. 대북 무역 거래가 수 년간 아주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를 예로 들면, 스위스는 북한에서 아무것도 수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어 스위스연방경제부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스위스의 대북 수출을 철저히 감시·감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