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이 북한을 식량안보 '감시국'으로 분류했습니다. 겨울철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식량안보 취약 국가들의 상황을 분석하고 전망한 ‘식량안보와 농업에 대한 조기경보 및 조기대응’(EWEA Report on Food Security and Agriculture)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부족 문제가 앞으로 남은 겨울 동안 더 심각해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지난 2018년 북한의 주요 농작물 수확량은 전년 대비 약 9%가 감소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웠는데, 지난해 가을 수확량 역시 현재 평균 이하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3년 연속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이 평균을 밑돌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이 기구는 북한을 식량안보 ‘감시국’(on watch)으로 분류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감시국’보다 한 단계 위인 ‘고위험국’(high risk)으로 분류됐지만,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는 ‘감시국’으로 하향 조정된 것입니다.
식량안보 ‘감시국’으로 분류된 국가들에 대해서는 식량농업기구가 해당 국가에 대한 감시를 비롯해 저비용 조기행동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와 계획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 보고서는 지난해 5월 이 기구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으로 발표한 북한 식량안보 현지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전체 인구의 약 40%인 1천 10만명에 대한 긴급한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점을 상기했습니다. 보고서 발표 당시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 말입니다.
두자릭 대변인 : (북한의) 건기, 폭염, 홍수 뿐만 아니라 연료, 비료, 예비 부품 등 물자도 부족해 수확이 10년새 최악이었고, 이것이 식량부족으로 이어졌다고 유엔 기구들이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1분기 보고서는 북한 내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농작물 생산에 악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며, 북한의 전반적인 식량안보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돼 앞으로 인도주의 지원 수요를 급격히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의 농작물 생산량 부족 원인으로 폭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와 함께 거시 경제적 도전요인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지목했습니다.
제한된 연료 이외에도 농기계와 농기계 부품마저 부족해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지난해 5월 북한 당국이 자강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확인한 이후, 현재까지 북한 내 추가 발생 여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의 불리한 기상조건이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경감하기 위한 겨울철 조기행동 조치로, 북한 황해도 및 평안남도 등 곡창지대를 대상으로 겨울철에도 생산 가능한 채소 씨앗을 배포하고 설치준비가 완료된 온실을 보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