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GLAM “북, 올해 밀∙보리 수확 20% 이상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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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10년 간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수확을 마친 밀과 보리의 수확량이 예년보다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이례적인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여름 장마철 강수량이 늘지 않으면 올 가을 곡물 수확량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구관측 글로벌 농업 모니터링 그룹’(Group on Earth Observations Global Agricultural Monitoring, GEOGLAM)은 8일 발표한 ‘농작물 보고서: 조기 경보’(Crop Monitor: Early Warning)를 통해 올해 상반기 북한의 작황 상황을 당초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 기구는 지난달 수확한 밀과 보리의 경우, 올해 수확량은 예년 평균치보다 약 20% 정도 밑돌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봄 극심한 가뭄과 관개용수 부족으로 실제 수확량은 이보다도 더 적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북한의 전국적인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약 40%로, 102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농업용수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상황입니다.

또 이미 모내기를 마친 벼 및 옥수수 등도 모내기 시기 초반 부족한 강수량으로 인한 농사용수 부족으로 전체의 최소 1%가 이미 손상을 입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7월부터 9월 장마철이 끝나기 전까지도 강수량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올해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경작면적과 더불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기구는 북한을 아시아 지역에서 캄보디아(캄보쟈)와 함께 가뭄으로 인한 작황 ‘주의’(Watch) 국가로 분류하고, 앞으로 토양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올해 곡물 수확량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앞서 지난 4일 2019년 2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북한의 주요 농작물 수확량이 예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부족한 식량을 충당하기 위해 110만 6천톤의 곡물 수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한편, ‘지구관측 글로벌 농업 모니터링 그룹’(GEOGLAM)은 지난 2011년 G20, 즉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국제 식량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을 목적으로 전 세계 지역의 작황 상황을 조사, 예측하기 위한 인공위성 관측 체계를 조율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구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