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이 내년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약 1억 7백만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4일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인도주의 위기 상황을 평가하고 내년 활동계획 등을 담은 연례보고서인 ‘2020년도 세계 인도주의지원 보고서’(GMO,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20)를 발표했습니다.
우선 보고서는 내년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1억 7백만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모금액이었던 약 1억 2천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10% 정도 감소한 것입니다.
유엔의 내년 대북 인도주의 지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식량안보 및 영양결핍 문제를 개선하고, 보건 및 물∙위생∙청결과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 불안정(volatile)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북한 내 취약계층이 당면한 지속적인 인도주의 위기 상황 역시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안보를 악화시켰던 가뭄, 홍수, 농사 부진 등의 문제도 내년에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 아동 및 가정의 복지(well-being)를 보호∙증진하는 데 외부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유엔의 인도주의 지원활동에 의도치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와 독자제재를 비롯해 지속되는 자금부족 문제 등이 이러한 대북 구호활동에 제약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아동기금(UNICEF)도 이날 ‘2020년 아동을 위한 인도주의 행동’(Humanitarian Action for Children 2020) 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 북한 아동을 위한 인도주의 지원활동에 1천 95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북한 인도주의 상황이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과 생명을 구하는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 부재로 특징지어 진다며, 특히 취약계층이 심각한(profound)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유엔아동기금은 북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안전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한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마크 로우코크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장은 3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내년 유엔의 전 세계 인도주의 지원에 약 29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로우코크 국장 : 유엔을 비롯해 적십자사 및 여타 비정부기구 등 협력기관은 '세계 인도주의 지원 보고서'에 요약된 21개 인도주의 지원계획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취약한 1억 9백만 명의 사람들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290억 달러의 자금을 필요로 합니다.
아울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 보고서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유엔과 협력기관들은 매일 전 세계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명을 구하는 (인도주의) 지원에 나선다”며 “2020년 우리가 처한 인도주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을 촉구한다”며 북한을 포함한 유엔의 구호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하게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