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평안남도 지방정부 산하 양곡판매소에서 햅쌀 판매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각 시, 군 지역마다 자리하고 있는 양곡판매소는 2021년 시범 도입되어 2022년부터 3년째 운영되는 국가 주도의 곡물 유통망입니다. 농장에서 수확한 곡물을 수매 받아 장마당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인데, 무슨 영문인지 장마당 가격을 추월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은산군 양곡판매소에서 햅쌀 1킬로를 9천 원(미화 0.52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햇찹쌀 1킬로는 1만 1천원(미화 0.65달러)에 판매되면서 (배급제가 유명무실해지고) 곡식이 장마당에서 판매된 이래로 가장 비싼 가격을 양곡판매소에서 기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통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면 묵은 쌀과 햅쌀은 1천 원(0.05달러) 정도 가격 차이가 나는데 올해는 그 차이가 큽니다.
은산군 양곡판매소의 경우, 묵은쌀은 1킬로가 7천 원(미화 0.42달러), 통옥수수 1킬로 3천5백 원(미화 0.20달러)이며 수입산의 경우 천원씩 눅습니다(쌉니다). 또 은산 군의 경우 장마당 가격도 양곡 판매소 가격과 같습니다.
소식통은 햅쌀 가격이 이렇게 높은 이유로 유통 통제와 적은 공급량을 꼽았습니다. 각 농장에서 수확한 곡물은 10월 말~11월 중순 정도 탈곡이끝나고 11월 중순이 되어야 양곡판매소가 수매가격으로 햇곡을 대량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장에서 수확하는 햇곡이 개인에게 넘겨지는 현상이 통제되어 장마당에는 햅쌀이 없고 반독점으로 양곡 판매소에서만 햅쌀을 판매하는데 물량도 많지 않다보니 가격이 오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농장에서 양곡 판매소로 넘어오는 햇곡은 농장 자체적으로 자금 마련 목적으로 국가 수매계획 외 판매하는 곡물이므로 그 양이 적기 때문에 양곡판매소가 햇곡 가격을 장마당보다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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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위해 익명요청)도 “2022년부터 순천 시내에는 세 개 동에 하나씩 양곡판매소가 설치되어 수십 가지 곡물을 판매하고 있어 장마당보다 곡물 판매량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매해 가을이면 반복되는 농작물 유통 통제가 시작되면서 장마당에는 햅쌀이 없고 지방정부 산하 양곡판매소에는 햅쌀을 판매하고 있다”며 “양곡판매소 곡물가격표에 햅쌀 1킬로 9천 원(미화 0.52달러)에 공시되어 역대 최고의 곡물가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양곡판매소에서 판매하는 햇곡 중 가장 비싼 것은 검은 찹쌀”이라며“햇곡 검은 찹쌀은 1킬로에 1만 3천 원(미화 0.76달러)이지만 묵은 수입산 쌀에 한 줌 섞어 밥하면 찰기가 돌아 가격이 비싸도 수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햅쌀과 찹쌀은 벼 가을(수확)을 시작한 일반 농장에서 받을 수 있지만, 검은 찹쌀은 곡창지대인 숙천군 8호 농장(김정은에 올려가는 곡물 농장)에서 재배되어 일부만 판매되는 것이어서 현물이 적으므로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현재 곡물 수급 망에는 식량배급제와 양곡판매소, 장마당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에 의한 식량 배급은 권력층 대상으로 제한 운영되고 지방정부 산하 양곡판매소는 2021년 양정법이 개정되면서 국영 유통망의 성격으로 운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장마당 가격 또는 장마당 가격보다 약간 낮은 가격으로 곡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