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새 집이냐” 북 농촌주택 부실공사로 입주농민 큰 불편

북한 남포시 온천군에 세워진 농촌주택.
북한 남포시 온천군에 세워진 농촌주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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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농촌에 건설한 농촌문화주택들이 부실공사로인해 벽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문제가 나타나 입주 농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6일 “지난 해 김정은이 지시한 사회주의농촌건설강령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농촌문화주택건설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회령시에서도 낡은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문화주택 건설사업이 진행되었으나 짧은 시간에 공사를 밀어붙이다 보니 부실공사로 이어져 새집에 입주한 농장원들속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새로 지은 주택에 입주한 농장원들은 초겨울 추위에도 벽체에 균열이 가고 방바닥이 갈라져 의견(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보완 공사를 시작하려고 해도 겨울에는 공사를 할 수 없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곳곳이 갈라진 집에서 겨울을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벽체 등에 균열이 생긴 원인은 중앙에서는 살림집건설을 지시만 했지 건설 자재와 건설 인력은 모두 시 당국에서 자체로 보장하라는 것이어서 자재 불량과 부실 공사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면서 “특히 농촌문화주택을 올해 안으로 끝내라는 총비서의 지시 집행을 위해 건설 경험이 없는 일반 주민들과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을 건설에 동원하는 바람에 부실 공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연말이 다가오는데도 농촌주택 건설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바빠 맞은 시당위원회가 시안의 기관, 공장, 기업소들에 농촌살림집건설 과제를 일정 부분 할당하고 건설 마무리까지 기관 기업소별로 경쟁을 붙이는 방법으로 건설 속도를 요구하다 보니 부실 공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살림집건설자재도 시멘트 불로크(블록)를 찍어 보장하는데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섞는 비율이 맞지않아(시멘트 부족) 불로크 자체가 불량품인 경우가 많았다”면서“기업소 간 경쟁적으로 살림집 건설을 서두르다 보니 채 마르지 않은 불로크를 사용해 초겨울 추위에도 동파되어 신축 살림집 곳곳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새별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새별군 협동농장 농장원들을 위한 농촌문화주택건설을 새별군에서 무리하게 내밀다 보니 새로 지은 주택들에서 균열이 생기고 습기와 곰팡이로 인해 입주 농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새로 바른 벽지들이 떨어져 나가고 여기저기 곰팡이로 얼룩져 도저히 새로 지은 집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원들은 당국이 문화주택을 건설해 새 집에서 살게해준다고 약속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정든 보금자리를 내놓았는데 오히려 전에 살던 집보다도 못하다면서 실망하고 있다”면서 “농민들은 겨울철에 이처럼 문제가 많은 주택에 입주를 강행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오로지 최고지도자의 치적쌓기에만 급급한 당국의 행태에 울분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4일 방송에서 북한 지방정부들이 농촌살림집건설이 지지부진하자 공사를 연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각 지역의 가두여성(가정주부)들로 ‘여맹돌격대’를 조직해 건설 공사에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