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위 “북, 지난해 해킹으로 10억 달러 이상 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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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이 핵물질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북제재 회피와 사이버 공격 활동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5일 487쪽 분량의 전문가단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의 다양한 제재 회피 실태와 수법을 상세히 폭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활동과 사이버 공격을 통한 금전 탈취 사례, 유조선을 통한 정유 제품 불법 수입 등 제재 회피 실태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단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핵 시설을 꾸준히 가동하는 한편, 지난해 8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해 모두 7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전문가단은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ICBM 개발을 위한 고출력 로켓엔진을 시험했고, 선제 핵 공격 위협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전문가단은 북한 정부와 연계된 해커 조직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자산을 훔쳐 핵무기 개발 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전문가단은 북한이 작년에 해킹 등으로 갈취한 가상화폐 규모가 최소 6억3천만 달러에서 10억 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사이버공격 대부분이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 아래에 있는 김수키와 라자루스 그릅 등에 의해 수행됐으며, 주로 외국 항공우주·방위산업 기업과 이 기업들에 다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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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8년 6월2일 동중국해에서 파나마 선적의 상유안바오호와 북한 선박 명류 1호 간에 호스를 통해 환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

한편 전문가단은 북한이 유조선을 통해 계속해서 정유 제품을 불법적으로 수입하고, 석탄을 불법 수출하는 등 해상에서 제재 위반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단은 공식 통보된 대북 정유 공급량이 연간 상한인 50만 배럴의 21%에 불과하지만 이미 지난해 10월에 정유제품 공급량이 연간 상한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서한이 제재위에 제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전문가단은 북한이 자동 식별장치 신호를 끈 선박을 이용해 석탄을 중국 해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월 말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현황을 담고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