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명품사랑’ 비판 의식? 이번엔 저가 옷 입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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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딸 '주애'가 최근 입고나온 블라우스가 온라인에서 판매중인 중국제 저가 제품과 동일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주애가 고가의 명품 코트 대신 저가 블라우스를 선택한 배경,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최근(18일) 김 총비서와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할 당시 입은 베이지색 블라우스. 검정색 바지에 구두까지 갖춰 이전에 비해 격식을 차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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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한 김주애가 입고 나온 블라우스를 구글 렌즈로 검색하면 김주애가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빨간색 네모 안)이 가장 먼저 검색된다. /구글 캡쳐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구글의 이미지 검색 앱, 구글 렌즈(Lens)로 주애가 입고 나온 블라우스를 검색해봤습니다. 유명인이 쓰는 옷이나 가방, 장신구 등의 상표를 인터넷에서 찾을 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구글 렌즈가 제시한 첫 번째 블라우스. 한 눈에 봐도 색깔과 디자인이 주애가 입고 나왔던 옷과 흡사합니다. 5개인 단추 갯수와 위치, 세로로 난 주름은 물론 밑단의 디자인까지 주요 특징들이 거의 동일합니다.

해당 블라우스는 홍콩과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글 렌즈가 제시한 한 홍콩의 인터넷 쇼핑몰 '예스스타일' ( YESSTYLE)에는 주애가 입고 나온 베이지색 외에 같은 디자인의 검정색 블라우스를 단돈 21달러 10센트에 판매중입니다.

해당 업체에 주애가 입고 나온 블라우스가 판매중인 제품과 동일한지 묻자 “사진상으론 비슷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만 “(김주애가 입은) 블라우스 소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 품질이나 원단 측면에서 정확한 품목임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We regret that we do not have information regarding the source of the blouse from the link provided thus, we cannot guarantee it is the exact item in terms of quality or material. However, basing on the photos, it is similar.)

업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제품을 북한으로 배송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여러 도매상으로부터 제품을 받아 판매하는 소매점이기 때문에 블라우스 제조업체가 다른 매장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온라인 쇼핑물( ALIEXPRESS)를 통해서도 동일한 제품을 유럽 등지에서 14.39유로, 즉 미화 15달러76센트에 살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블라우스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KoHuiJoo)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신들은 중국 업체라며, 김정은의 딸이 블라우스를 구입한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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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평양 국제공항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 현장에 등장한 김주애(왼쪽)와 김주애가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제품. /연합뉴스, 디올 홈페이지

앞서 김주애는 지난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와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 발사를 참관할 때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을 착용한 바 있습니다.

이 고가 외투는 디올공식 홈페이지에서 1천900달러에 판매 중입니다.

김주애가 명품 코트 대신 저렴한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한 배경은 뭘까?

미국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코라도(Jonathan Corrado) 정책담당 국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내외부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보여지는 지배계급의 이 같은 호화로운 지출생활은 주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s ordinary North Koreans struggle, opulent spending by the ruling class can rub people the wrong way.)

아울러 그는 “이 문제는 유엔이 북한의 사치품 구매를 금지하고, (북한) 당국이 특정 서구 패션을 자본주의 쇠퇴의 상징으로 삼았기 때문에 더욱 복잡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This problem is further compounded because the United Nations banned North Korea from buying luxury goods and by the fact that the authorities have cast certain Western fashions as signifiers of decadent capitalism.)

평양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이서현씨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에서 굶어 죽는 주민들이 나올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한데, 김씨 일가는 명품으로 치장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하는 모습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서현 씨 :영향이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외신에서 이게 디올 제품이다, 얼마 짜리다라고 이야기하니까 뉴스를 접한 사람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이게 얼마짜리인데, 그 어린애가 이렇게 비싼 거를 입는구나하고 역으로 알았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안좋은 여론이 국내에서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국내 여론보다는 외부에 비춰지는 여론에 더 신경을 썻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죠.

국내외 안팎의 따가운 시선 속에 고가 명품 외투를 벗어던지고 중저가 블라우스를 걸치고 나타난 김주애의 달라진 옷차림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