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낡은 살림집과 건물의 기와 교체를 5월 중순까지 완성하라고 지시하면서 가난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3~4월 위생월간’을 맞으며 주력으로 내밀었던 사업이 낡은 살림집과 건물의 기와 교체였습니다. 지지부진한 기와 교체를 다그치기 위해 최근엔 노동자 규찰대까지 동원해 낡은 살림집 지붕을 강제로 벗겨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중앙에서 태양절인 4월 15일까지 무조건 끝낸다던 지붕교체 사업을 5월 중순까지 늦추었다”며 “이번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지붕교체 사업을 끝까지 내민다는 것이 중앙의 강력한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해 ‘위생월간’의 중점사업을 도시와 농촌의 낡은 살림집과 건물의 기와 교체 사업으로 정하고, 이를 태양절인 4월 15일까지 무조건 끝낸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개인 살림집의 기와는 개인의 자금으로, 공동변소와 인민반 경비초소의 기와는 매 가정 세대에서 거둔 자금으로, 공장기업소의 낡은 건물 기와는 종업원들로부터 거둔 자금으로 교체하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였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식량이 없어 끼니를 건너뛰는 가정들이 많아 기와를 교체할 자금을 거둔다는 게 간단치 않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입니다.
“4월 15일까지 완공한다던 기와 교체 사업을 5월 중순까지 미룬 것도 이 같은 원인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4일 “원래 낡은 지붕과 기와 교체 사업은 국경 연선 도시와 마을에서 해마다 진행돼 오던 사업”이라며 “그랬던 것이 올해는 국경 연선이 아닌 일반 도시와 농촌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미국이 위성으로 우리의 낡은 살림집과 건물들을 촬영해 체제비난에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중앙의 설명”이라며 “때문에 낡은 기와 교체는 제국주의 자들의 왜곡 선전을 저지하기 위한 대적투쟁이라는 것이 중앙의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같은 주택도 세대별로 다른 기와를 한가지 색으로 통일하고, 낡은 기와는 뼁끼(페인트) 칠로 보기 좋게 만들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며 “5월 2일부터 이런 지시를 따르지 않은 가정의 지붕을 노동자규찰대가 강제로 벗겨내기까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문성휘,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