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관 가족들, 농경지 임대해 식량난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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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반적인 경제난을 겪고있는 북한에서 특히 군간부들의 생활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에서는 국경경비대 군관 가족들이 농경지를 임대해 직접 농사를 지어 식량 난에 대처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요즘 김정숙군에서는 식량난에 처한 국경경비대 군관 가족들이 농경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다"면서 "5월 중순까지 옥수수 파종을 끝낸데 이어 지난주(23일)부터는 콩을 심느라 여념이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들어 식량난에 처한 군당국에서는 국경경비대 군관 본인에게만 옥수수로 배급을 주고 군관에게 딸려있는 가족의 식량은 한 차례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밀수도 막히고 장사도 할 수 없는 군관 아내들은 가족을 먹여 살릴 방법을 고심하다가 읍 집단농장 농경지를 수천평 임대해 직접 농사를 지어 가족 식량 해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군관 가족들이 임대한 농경지는 포전담당책임제에 따라 농민들에게 분여된 땅이지만 영농자금이 없어 농사를 못 짓게 된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한 땅"이라면서 "농장간부들은 묵어있는 농경지를 군관 가족들에 1년 단위로 임대해주고 가을에 농민들과 똑같이 40%의 알곡 현물을 농장에 바치도록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결국 국경을 철통같이 지킨다는 국경경비부대 군관 가족들이 먹을 식량을 해결하느라 집단농장에 소속되어 농사를 짓고 있는 어이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경비대 군인들이 군관 가족의 농사 일에 동원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경비대 병사들과 군관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 혜산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원래 국경경비대 군관들도 밀수에 가담하지 않고서는 후방부 공급만으로는 이밥을 먹고 살 수가 없다"면서 "나라살림이 어려워지고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군 당국에서는 군관들과 군인들의 식생활을 개선하라는 형식뿐인 지시만 하달하고 군단 후방부는 같은 지시를 사단에 내리 먹이고 사단 후방부는 연대후방부에 내리먹이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결국 이런 지시를 받은 대대 후방부는 군대의 하부 말단조직인 중대 후방부가 군인들의 식량을 자체로 해결하도록 강제하는 실정"이라면서 "중대에서는 국경을 수비해야 하는 군인들을 소토지 농사에 동원해 부대 식량을 해결하고 있지만 군관 가족들에게까지 공급할 여력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밀수꾼들의 뒷배를 봐주고 돈을 벌던 군관 가족들은 소토지 농사는 힘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허접한 일로 여겨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자기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서 농장에서 땀 흘리며 밭을 일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