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올 가을 작황 좋지 않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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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올 여름 보기 드문 폭염으로 인해 북한의 올해 농사 작황이 좋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가을이 왔지만 주민들은 수확의 기쁨보다는 내년 한해를 어떻게 견딜 것인지 걱정이 앞서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4일 ”가을이 다가 오면서 협동농장 관리일군들과 농장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예기치 않은 폭염에 의한 기후조건으로 예년에 비해 수확량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가에 바쳐야 할 알곡계획량도 보장하기 힘들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에는 200여개 농장이 있지만 국가로부터 받은 알곡 계획을 수행해낸 농장은 하나도 없을 만큼 전반적으로 농사 작황이 뚝 떨어졌다”면서 ”군량미를 비롯해 국가가 지정한 단위들에 식량을 보장하고 나면 여름내 농사를 지은 농장원들에게 분배해줄 알곡이 없어 농장원들의 표정이 매우 어둡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협동농장의 경우, 농장간부들이 국가로부터 지시 받은 알곡 계획량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실제수확량을 무시하고 국가계획분에 근거해 생산량을 맞추려다 보니 농장원들에게 돌아갈 몫은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여름 워낙 이상기온이다 보니 주민들이 산비탈에 개인적으로 지은 소토지농사도 작황이 좋지 않아 예년 수확량의 절반도 거두어 들이기 힘들어졌다”면서 ”소토지 농사에 생계를 걸고있는 주민들은 식량 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양강도의 경우에는 산지가 80%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부족한데다 주민 대부분이 소토지에 의거해 살고있는데 올해처럼 농사작황이 좋지 않으면 주민들의 민심도 흉흉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주민들 속에서 ‘내년에는 쥐도 굶어 죽는 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농사작황의 실태를 뻔히 알면서도 당국에서는 국가가 정한 알곡계획분을 걷어들이는데 급급하다”면서 “말과 행동이 다른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속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