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일부지역 협동농장에서 포전담당책임제로 분여했던 논밭에서 수확한 알곡 중에서 농민 몫까지 당국이 강제회수하고 있어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농민 소식통은 3일 “요즘 김정숙군 원동리 협동농장에서는 지난 봄 포전담당책임제로 농민들에게 분여했던 논밭에서 수확한 볏단을 농민에게 차례질 분량까지 모두 회수해 실어가고 있다”면서 “명목상으로는 농장 탈곡장에서 무료로 탈곡해주겠다는 핑계를 대지만 농민들이 땀 흘려 농사지은 현물 알곡을 강제로 회수하려는 속셈”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간부들은 농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탈곡장에서 농민들에 차례질 볏단을 탈곡하고 수량을 측정하는 작업에 해당 농민들이 참관하게 하고있다”면서 “탈곡이 끝난 다음 농장간부들은 포전담당책임제로 농민이 받은 땅에서 나라에 바쳐야 할 계획량이 적힌 장부를 보여주면서 현물계획량이 모자란다며 수확량을 전부 빼앗고 있어 농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어제(2일) 내가 담당한 논밭에 세워놓았던 볏단들도 농장 기계화작업반에서 뜨락또르(트랙터)를 동원해 모두 실어다 탈곡장에서 탈곡을 했다”면서 “탈곡이 끝나기 바쁘게 작업반장이 농장에 바칠 현물을 계산하더니 탈곡된 수확량을 전부 회수해도 모자란다며 모두 가져가는 바람에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당국의 처사에 분통이 터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강도 농민 : "분조 아니고 개인한데 땅을 줬지. 11월에 집집마다 탈곡하느라 (농장)기계화분조에서 실어가요... 한집에 거 먼저(탈곡)하고 또 한집에 거 하고...계산 나오는데 분배 하나도 못 탔어요. 70% 내야 되는데 과제(알곡현물량) 못해서...작업반에서 농민하고 같이 계산하는데...썩어지라 그래..."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는 가뭄이 심했고 비료 가격도 두 배나 뛰어올랐지만 농민들은 악조건에서도 부지런히 농사를 지었다”면서 “그런데 종자용 본전은 고사하고 낱알 한 톨 남지 않게 되자 포전담당책임제니 뭐니 하면서 농사지을 바에는 차라리 밀수나 해서 돈을 버는 게 낳겠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농민 소식통은 “올해 김정숙군 원동리, 신상리를 비롯한 국영농장에서는 3~5명 분조단위가 아니라 개인별로 농민들에게 땅을 나눠 주었다”면서 “농민 한 명 당 분여 받은 농경지는 1200평 정도인데 개인 농민이 60%를 갖고, 나라에는 40% 수확물을 바치도록 조치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3~5명의 분조형태보다 개인농으로 농사를 짓도록 조치한 것은 당시 농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농사가 잘 안 되었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으로 농민이 농사지은 알곡을 전부 회수하고 농민들에게는 전혀 분배하지 않거나 턱없이 적은 량을 분배하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포전담당제 논밭의 전체 수확량에서 개인에게 60%~70%를 주겠다고 말했지만 가을을 끝내고 보니 당국이 농민을 국가의 머슴으로 부리려는 수작이었다”면서 “개인 농민은 제도적으로 기계설비와 부림소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놓고, 농민들이 밭갈이나 김매기에 농장의 부림소나 기계를 사용한 것을 시간당으로 계산해 알곡으로 회수하고 있으니 국가가 날강도와 다를 게 뭐냐”며 분노를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