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구들, 방북 어려워져 원격 모니터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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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국경봉쇄 장기화로 방북과 현장 방문이 어려워진 유엔기구들이 원활한 대북지원 운영을 위해 원격 모니터링(감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발생 후 지난해 1월 말부터 대대적인 국경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북한에 사무소를 두고 대북지원을 해온 유엔기구의 상주 직원들은 대부분 북한을 떠났고 새로운 직원 파견도 잠정 중단됐습니다.

이에 따라 대북지원 유엔기구들은 현장 방문이나 평가, 모니터링, 즉 감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고,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는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엔기구들은 원격 모니터링 제도(remote monitoring system)를 새롭게 도입하고, 지원물자 분배 감시를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쉬마 이슬람(Shima Islam) 동아시아태평양 지부 대변인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 지원사업은 평양에 상주하는 직원들과 함께 임시로 해외에 나가있는 직원들이 원격으로 실행하고 있다"며 "유엔기구는 임시조치로 원격 모니터링 제도와 규칙(프로토콜)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Implementation is carried out by our national staff based in Pyongyang, as well as by international staff operating remotely from where they are temporarily based. Agencies have set up remote monitoring systems and protocols, as a temporary measure.)

이슬람 대변인은 그러면서 "유엔은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북한에서 인도주의적이고, 생명을 구하는 사업들의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북한 내외에 있는 직원 모두 적극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The UN continues to implement its humanitarian and life-saving interventions in DPR Korea despite challenges posed by COVID-19. All our staff remain active – both inside and outside the country.)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현장 대북지원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세계식량계획(WFP) 역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북한 당국과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지원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아시아·태평양 사무소의 쿤 리(Kun Li) 대변인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올해 북한에서 지원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I confirm that WFP is not ceasing its work in DPRK.)

리 대변인은 "WFP는 환경 변화에 따라 원격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해 전화 인터뷰, 사진 촬영 및 주요 문서 검사를 통해 북한 내외 직원들이 감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새로운 원격 모니터링 조치에 따라 최소 2개월마다 60개 군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On monitoring, in response to the changing environment, WFP has set up a remote monitoring system, whereby telephone interviews, photographic and scans of key documents have enabled our staff – national and international (working remotely) to carry out the monitoring. Under the new remote monitoring arrangements, we receive reports from all of the 60 counties at least every two months.)

그는 그러면서 "세계 모든 곳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우리도 장애물에 직면했지만 결코 우리의 일은 멈추지 않았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조치로 식량과 구호품 운송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해 제한적으로 식량을 들여왔고, 북한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취약 계층 50 만 여명에게 식량 및 영양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While we have been confronted with obstacles just like those we have been experiencing elsewhere in the world, our work has never stopped. Despite challenges in delivering food aid and bringing in supplies due to the COVID-19 containment measures, in 2020, we brought in limited food; and reached more than 500,000 people, including vulnerable women and children, with food and nutrition assistance.)

리 대변인은 이어 "우리 직원들이 곧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 구호품들을 들여올 수 있길 희망한다"며 "우리는 북한과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감소하면서 상황이 긍정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We hope that our staff can return to DPRK and we can bring supplies in soon. We remain confident that the situation will evolve positively as prevalence of COVID in the region and elsewhere declines.)

미 북한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Greg Scalatoiu) 사무총장은 대북지원 운영에 있어 검증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현장 조사를 통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북한에서 지원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접근성과 투명성은 필수입니다.

한편, WFP는 24일 발표한 '2020 세계 학교급식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 아동 31만 8천명에게 급식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