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정부 들어와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물자 반출이 승인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7일 “민간단체의 영양물자 관련 반출 신청 1건을 지난 8월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올해 5월 이전까지 7건의 대북 지원물자 반출을 승인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지원물자 반출 승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 인도적 협력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대북 지원물자 반출 신청이 들어오면 개별적인 검토를 통해 승인을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일반적으로 대북 지원사업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데 이번에도 승인한 1건의 구체적인 품목과 신청 단체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물자들이 실제 북한으로 반입되었는지 여부도 비공개입니다.
통일부의 이번 승인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의 정치ㆍ군사적인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놓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 경제·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담대한 구상’을 밝혔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월 12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8월 30일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개회사에서 북한이 태도를 바꾼다면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북한을 향해 ‘담대한 구상’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저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놓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8월 30일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저는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서 건설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어떤 의제에 어떤 자리라도 대화의 문만 열린다면 제가 직접 뛰어갈 각오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이날 통일부의 승인에 대해 “북한이 ‘담대한 구상’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은 나름대로 상징성이 있고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나름대로 상징성이 있고 남북 당국이 서로 대립ㆍ대결하고 있지만 민간급의 교류협력에 대해 하나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양 총장은 “북한이 현 상태에서 지원 물자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교류협력에 대한 메시지를 발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권영세 장관은 이날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산가족을 방문해 위로했습니다.
권 장관은 이산가족 이종원 씨를 만난 자리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정부의 가장 최우선 과제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 언제든지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오는 8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추석맞이 이산가족 행사’를 진행합니다.
권 장관은 8일 이북5도청에서 열리는 ‘제41회 이산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이산가족을 위로하고 김기웅 통일부 차관은 추석 당일인 10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리는 ‘제53회 합동경모대회’에 참석해 이산가족과 함께 헌화와 분향을 할 예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