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NGO “북한은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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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위스의 비정부 기구가 북한을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필요는 높으면서도, 접근성은 매우 낮아 위기 심각성이 높은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인도주의평가기구인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가 최근 발표한 인도주의 위험성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국 9개국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각 국가별로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인구 비율과 인도주의 접근성을 조사해 심각한 정도를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시리아, 수단,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예멘, 콩고민주공화국, 리비아, 남수단과 함께 전체 인구가 인도주의적 위기로부터 영향을 받는 국가에 속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는 총 2천550만 명이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1천43만 (10,429,000)명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ACAPS가 자체 분석과 정부나 유엔 등이 발표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도출한 인도주의 접근성 척도인 '국제 위기 심각성 지수'(Global Crisis Severity Index)에서 가장 심각한 4.1점을 받았습니다.

이 지수는 '위기 심각성'(Crisis Severity)을 5점 만점으로 평가해, '매우 높은'(Very High) 수준부터 '매우 낮은'(Very Low) 수준까지 총 다섯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북한은 '위기 심각성'이5점 만점에 4.1점으로 '매우 높은'(Very High) 국가에 속한 것입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북한은 8월과 9월 평균 이상의 강우량으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3만9천 헥타르의 농지가 피해를 입어, 추수철 수확에 심각한 영향을 주면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단체는 여전히 북한 내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인도주의 지원활동이 자주 중단되거나 인도주의 물자 및 서비스에 대한 접근에도 큰 어려움이 따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전체 인구의 40%가 이미 식량 부족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고서는 국제 구호요원이 북한 내 모든 지역에 접근할 수는 있지만 지역 이동 및 구호활동 모두 북한 당국의 철저한 통제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했습니다.

ACAPS는 각 국가별 자연재해 피해에 대한 물자 지원 뿐 아니라 인권 유린 실태 등 인도주의 지원 개선을 위한 조사와 평가를 해오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지난달 1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전 세계 여러 지역의 홍수 상황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홍수 피해에 대한 유엔의 지원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두자릭 대변인: 유엔은 취약 국가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북한 고위 당국자와 접촉 중이며 필요하다면, 그리고 북한이 요청해 온다면 피해지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폭우 피해에 대한 조속한 복구를 지시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외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