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 미술품 전시회를 통해 대북제재 위반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한국의 코트라(KOTRA), 즉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는 30일 자체 홈페이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 미술품전시회를 소개했습니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798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 북한 미술작품 500여점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작품 가격을 보면 미화 120달러에서 비싸게는 2만4천 달러까지 다양합니다.
이 보고서는 작품을 그린 화가들이 북한 인민예술가인 최하택과 리상문, 방인수, 공훈예술가인 수경과 리화식, 그리고 최석근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인민예술가인 최하택은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결과, 만수대창작사 유화단 단장을 맡았던 인물로1972년부터 2008년 사망할 때까지 만수대창작사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작품이나 화가가 만수대창작사 소유 또는 소속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그동안 해외에서 판매되는 북한 미술품, 특히 회화작품들은 만수대창작사 소속 화가들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큽니다.
만수대창작사는 지난 2016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 의해 제재대상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이곳에서 그려진 미술작품의 판매는 물론 전시행위도 금지 대상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과 한국도 해외에서 미술작품 판매로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개발에 쓰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만수대창작사를 자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만수대창작사의 전문인력은 인민예술가와 공훈예술가 수십 명을 포함해 800명에서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만수대창작사는 1990년대부터 다양한 작품 창작 및 제작을 통해 외화벌이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하얼빈 798미술관 북한 작품 전시회도 대북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커 국제사회의 감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지난 10월 말 '특별지정 제재대상 명단(SDN)'에 오른 인물과 기관을 포함해 제재대상과 관련된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지 말라는 내용의 주의보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주의보는 제재위반 대상자들이 고가 미술품 시장의 허점을 악용해 미국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술창작기지인 만수대창작사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만수대창작사 소속 인민예술가인 리창 작가의 '금봉도' 등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그림을 포함한 고가의 예술 작품들이 중국 단둥 진차오미술관 등 중국과 이탈리아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당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 3월 연례 최종보고서에서 중국 단둥 진차오미술관 웹사이트에서 만수대창작사 작품이 판매되고 있다며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지만,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취재 결과 약 8개월이 지난 11월에도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작품은 여전히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와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만수대창작사의 중국 내 미술품 전시 및 판매에 대한 사실확인과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30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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