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봄옷 전시회에 ‘디즈니 캐릭터’ 아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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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외국 상표 베끼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개막된 2024 봄철피복전시회에서는 미국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의 캐릭터가 포착됐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달 29일 평양 시내 3대혁명전시관에서에서 개막된 2024 봄철피복전시회.

행사 관계자인 윤홍길 조선피복공업협회 부서기장은 조선중앙 TV에 이번에 출품된 다양한 제품들은 전문 창작단과 피복제작단이 직접 창작했다고 말합니다.

[ 조선중앙 TV ] 전국에 270여 개의 피복 제작단이 출품한 다양한 피복 제품들이 5만 여점이 출품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시기와 달리 옷도안 구역을 따로 꾸리고 전문 창작 단위들과 피복 제작 단위들에서 창작한 옷도안들을 전시해서 전시장의 양상을 조화롭게 했을 뿐 아니라 해당 단위들에서 앞선 기술을 적극 이전 공유하고 받아들여서….

그런데 전시된 아동복 가운데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3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랏소베어(Lots-o'-Huggin' Bear)라고 알려져 있는 분홍색 곰입니다.

랏소 베어가 그려진 아동복은 마네킹에 착장돼 눈에 잘 띄는 앞쪽에 전시됐습니다.

2024 봄철피복전시회에서 출품된 아동복(왼쪽)과 토이스토리3의 캐릭터 랏소 베어(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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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봄철피복전시회에서 출품된 아동복(왼쪽)과 토이스토리3의 캐릭터 랏소 베어(오른쪽) /연합, pinterest 캡쳐 편집사진.

모든 제품이 마네킹에 착장되지 않는다는 걸 고려하면, 랏소 베어 아동복은 이번에 새롭게 출품된 5만 여점의 피복 제품 가운데 가장 선보이고자 하는 제품 중 하나로 보입니다.

이처럼 북한은 오랫동안 해외 명품이나 유명 브랜드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생산해 버젓이 팔아왔습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상표 베끼기를 멈추는 것을 고려할 의무가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 : 북한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맺는 허가 계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 정부는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표 도용이 결국 북한 정권을 유지하는데 쓰일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벡톨 교수 :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이 일어날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그것이 김정은과 정권을 위한 자금을 창출한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한편 지난해 11월 공개된 가을철피복 전시회 영상에서는 크리스찬 디올, 루이비통 등 다수의 명품 브랜드를 모방한 제품들이 화면에 그대로 잡힌 바 있는데,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보도에서는 랏소베어를 제외하고 외국 회사를 모방한 상품은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320여개의 단위들에서 내놓은 27종의 옷 8만여점을 선보였는데 올해는 270여개의 단위들에서 내놓은 20여종의 옷 5만여점으로 작년에 비해 출품량을 대폭 줄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