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 공채발행 소식에 달러사재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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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사태에 따른 재정난 극복을 위해 공채를 발행키로 하고 그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의 공채발행계획이 알려지면서 간부들과 돈주들 속에서 달러사재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9일 "조선중앙은행이 신형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공채를 발행할 계획"이라면서 "공장, 기업소들과 돈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흡수해 외화부족난에 대처하기 위해 공채의 인쇄까지 다 마쳐놓은 상태"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0일부터 국가재정을 지원받는 각 공장, 기업소와 생산단위들을 대상으로 현금 대신 공채를 받으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조선중앙은행에서 발급한 공채를 현물자재를 다루는 대상들에 지급하고 생산물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장기업소 외에도 상업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과 돈주들에게 발행한 공채의 40%는 외화로도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이에 따라 장사할 수 있는 권한(상업권)을 필요로하는 돈주들도 조선중앙은행에서 발행한 공채를 구입하면 공채 액수만큼 장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공장 기업소와 돈주들은 당국의 갑작스러운 공채발행계획에 대해 코로나사태에 따른 경제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땜질식 경제관리라며 비난하고 있다"면서 "조선중앙은행에서 발행한 공채의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돈주들과 고위층들 속에서 달러사재기가 시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20일부터 전국의 공장, 기업소 생산단위들에 현금(국돈)대신 공채를 받으라는 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국가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현금대신 공채를 주고 생산물품을 공급받으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003년에도 전국의 군부대와 일반 주민, 공장, 기업소와 생산단위를 대상으로 조선중앙은행이 공채를 발행한 적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중앙은행의 신용도를 믿을 수 없었던 주민들이 당국의 강제적인 공채를 마지못해 매입하거나 거부하는 바람에 공채발행 1년도 안 되어 실패로 막을 내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코로나사태로 경제위기에 몰리자 17년 만에 또 공채발행을 들고 나왔다"면서 "전체 국가재정의 60%를 공채를 발행해 메꾼다는 계획은 자살행위나 같은 재정정책으로, 이에 자극 받은 특권층과 돈주들이 달러사재기에 몰두하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과거 당국의 공채를 매입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경험한 주민들이 더 이상 국가공채를 신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당국이 공채매입을 강요하고 보위까지 나서서 달러사재기를 단속한다 해도 바닥난 국가재정을 공채발행으로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