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봉쇄 장기화로 한계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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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가 앞으로도 계속 장기화될 경우 북한 내부 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말 코로나19로 국경을 완전히 봉쇄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국경봉쇄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장기화된 국경봉쇄와 스스로 자처한 고립을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일각에서는 북한이 1990년대 대기근 시대 이후 위기대응 능력을 길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정치·경제 체제 속에서 자원의 상당 부분이 계속 군사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1990년대 대기근 시대는 현재 상황과 성격이 다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고립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90년대 당시만큼 어려운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킹 전 특사: 물자의 대북 반입이 어려운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대북)제재와 북한 당국의 수입제한 조치의 조합이 북한 상황을 1990년대만큼 나쁘거나 혹은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이와 비슷하게,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앞서 10일 미국 NBC 방송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코로나19로 더욱 고립되고 평상시 이뤄졌던 외부지원 마저 끊고 있는 상황에서 한계점(breaking point) 도달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 및 방역조치가 북한 내부적으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 규모도 8.5~10% 정도 줄어들어 1990년 대 중반 대기근 이후 최악의 경제지표를 보여주고 있지만, 북한이 다시 국경을 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동안 경제는 파탄(devastated)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또 외부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면 북한 정권의 회복력(resilience)을 확신하는 이들 조차도 무시할 수 없는 내부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 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정권은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가졌고 정권 불안정이 오고 있다고 믿을 정도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중대한 징표는 현재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스스로 현재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어려운 시기라고 밝혔고 평양 이외 지역의 주민들은 식량부족 등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과거 1990년대 중반 대기근 시대와 비교해 현재 상황이 더 양호하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 식량 및 자원 상황이 1990년대처럼 극심하진 않습니다. 1990년대를 기준으로 이보다 더 안좋은 상황을 (정권) 불안정으로 가정한다면, 북한은 아직 그 기준에 도달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1990년대는 냉전이 종식되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시기로 북한은 당시 많은 정치적, 안보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북한은 지난 30년 간 대북제재, 외부 위협 등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며 회복력을 더욱 강화시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