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북 돈표 발행, 물가유지·재정확보 목적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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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북한의 '돈표' 발행 목적에 대해 물가상승 현상을 회피하면서 당국의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은행은 30일 지난해 발행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돈표’가 북한 당국의 재정난을 타개할 수단으로 발행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행한 ‘BOK 이슈노트, 북한 중앙은행 돈표 발행의 배경과 시사점: 개연적 추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며 북한이 돈표를 발행한 목적에 대해 현금유통 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 외부 원자재 수입의 대폭 감소, 북한 주민들의 시장 활동 위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 등으로 북한 내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에 따라 북한 내 현금유통 기능이 마비상태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같은 현금유통 기능의 마비가 재정을 악화시키는 상황으로까지 확산되면서 북한 당국이 돈표를 통해 이를 타개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이 현금유통 정상화의 목적으로 화폐 유통량을 늘리면 물가 상승의 우려가 있어 대신 돈표를 찍어내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전에는 북한 당국의 현금발행과 회수의 균형이 이뤄졌다”며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무역 급감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국가예산납입 및 자금 상환을 통한 현금회수가 어려워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임송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돈이 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국 입장에선 화폐를 유통시켰는데 이 돈이 현재 돌아오지 않습니다. 중앙은행 입장에선 화폐를 돌리기 위해 돈을 찍어야 하는데 그러면 물가가 상승해버리니까 화폐 대신 형편 나아지면 바꿔주겠다는 돈표를 돌리는 것이죠.

이어 임 부연구위원은 북중 국경 봉쇄로 화폐 제조를 위한 원자재 수급에 장애가 생긴 것이 돈표 발행의 주 원인은 아닐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다만 한국은행은 북한 주민들이 돈표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북한 돈표의 발행 소식이 알려진 이후 올해 2월까지 북한 시장의 대표 품목인 쌀가격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은행은 “돈표 발행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일 수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돈표를 현금과 같이 사용한다면 물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북한 당국과 중앙은행이 북한 내 기업 간 자재 거래의 결제수단으로 돈표를 강제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유보현금이 북한 당국에 집중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돈표 발행의 한계점에 대해서는 “현금유통 애로의 타개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발행규모를 좀 더 늘려야 한다”며 “이럴 경우 주민들의 돈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기업의 구매력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